그동안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던 중국 자금이 증시에서도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투자매력이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 자금 유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 자금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5,661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지금까지 중국 자금의 월간 순매수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로써 중국 자금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 투자한 금액은 1조860억원으로 늘어났다. 월별로는 지난 5월(-70억원)과 10월(-300억원) 단 두 달을 제외하고 매달 순매수를 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자금이 주식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신용평가업체들이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고 있는데다 국가 재정도 비교적 건전해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크지 않고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낮은 금리로 국내 채권의 투자 매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점도 중국 자금이 증시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채권 10조8,81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자금은 지난달 140억원을 파는 등 채권시장에서 두 달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채권시장 큰손으로 꼽히던 중국 자금이 지난달 증시에 대거 유입된 점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앞으로 추이를 봐야 하지만 일단 국내 증시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저평가됐고 안전하다는 판단에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는 중국 자금이 주변 국가로 투자처를 넓히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라며 "미국이나 유럽이 유동성 공급에 나선 후 통화가치 하락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의 경우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등 투자환경이 좋아지고 있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은 "낮은 금리로 국내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어서 앞으로 중국 자금의 한국 증시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