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배출권거래제 과징금 줄여 내년 시행] 일반투자자와 형평성 논란… 기업 재원조달 부담도 커져

■ 우리사주 손실 보전해준다

적극적 배당정책으로 증시활성화 도움 전망도


최경환 경제팀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이용한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 도입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는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주주배당 등으로 재분배해 경제에 활력을 주겠다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 경제부총리가 파버나인을 방문해 기존에 고용노동부가 검토해오던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 도입을 강조한 것에서 드러난다. 파버나인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오는 23~24일 공모를 실시하고 다음달 4일 상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법인이 우리사주 투자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준다면 일반투자자들과의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했던 복지기금을 투자손실 보전에 사용하면 그만큼 더 기금규모를 늘려야 해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은 총 3,070개, 취득금액은 5조7,519억원, 시가총액은 6조5,162억원이다. 이 중 상장사는 1,486개, 취득금액은 5조908억원, 시가총액은 5조8,448억원이다.

우리사주는 기업이 상장하거나 유상증자에 나설 때 종업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에 일정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제도다. 코스피 상장사는 전체 발행규모의 20%를 자사주로 의무배정해야 하고 코스닥 상장사는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의무보유 기간은 1년으로 이 기간에는 주식을 팔 수 없다. 보통 우리사주의 신주 할인율은 20%가량으로 의무보유 후 차익실현이 가능해 복지수단으로 인식됐지만 '대박'보다 '쪽박'을 차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1년 4월 상장된 티케이케미칼 주가는 현재 2,325원으로 공모가(5,000원) 대비 53.5%나 떨어졌다. 티케이케미칼 직원들은 공모 당시 26억원 규모의 우리사주를 받았다.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13억9,100만원 손실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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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회사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우리사주 물량을 떠안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보호예수에 묶여 주식을 팔 수도 없어 속절없이 손해가 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만약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가 도입되면 이 같은 손실을 보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종업원들의 가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제도가 자리를 잡으려면 다양한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우선 일반투자자와 종업원들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아무리 종업원이라도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몫인데 손실까지 보전해준다면 일반투자자들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의 도덕적해이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투자원금이 보장되면 경영에 책임을 느끼고 근로의욕을 높이는 우리사주제도의 순작용도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에는 이중적인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손실보전 부담이 크면 공모가격 자체를 낮춰 위험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법상 복지기금은 세금차감 전 순이익의 5%를 기준 삼아 노사합의를 통해 마련하게 돼 있다. 손실보전에 사용되는 금액만큼 더 복지기금으로 쌓아야 하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사주의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 기금은 쌓고 기존 복지사업은 축소한다면 전체적인 직원 복지 수준은 하향되는 것 아니냐"며 "노조가 이를 용인할 리 없기 때문에 결국 기업의 기금재원 조달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사주를 배정한 기업이 주가부양에 더욱 관심을 쓰게 돼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사주를 배정한 기업이 원금 보장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면 주가부양 등 주가관리에 힘을 쓰게 될 것"이라며 "우리사주가 확실한 투자수단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주식투자를 꺼리던 투자자들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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