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의 법적 사용처는 차량운전이 허가됐음을 증명하는 것일뿐 신분증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의 신분증 제시요구에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더라도 공문서 부정행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형사항소6부(재판장 송진현부장판사)는 10일 경찰관에게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정모(30)피고인에 대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공문서 부정행사죄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운전면허증이 공신력이 있다는 이유로 신분증으로 대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 해도 고유한 사용목적은 차량운전이 허가된 자임을 증명하는데 있고 법령 등에 신분확인에 사용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문서 부정행사죄는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가 아닌 경우에는 성립되지 않는 만큼 신분확인을 요구하는 경찰관에게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이 아닌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피고인의 경우 무죄』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앞서 정피고인이 지난해초 폭력사건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경찰관에게 남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공문서부정행사죄를 추가해 구속기소한 뒤 1심에서 공문서 부정행사죄 부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면허증은 신분확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서 항소했다.【윤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