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마트폰으로 위치 검색, 24시간 콜센터·충전 서비스… "사용후 그냥 놓고가면 끝"

■ 르노 '전기차 쉐어링 시범사업' 프랑스 생캉탱 가보니<br>2인승 차로 80㎞까지 이용 가능… 시민 반응 좋아 연내 4배 증차 예정<br>르노, 전기차 시장 공략도 팔걷어 준중형 'SM3 ZE' 10월 국내 출시

르노 전기차 센터에서 줄 지어 있는 SM3 ZE(플루언스 ZE) 앞을 트위지가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르노

전기차 트위지 옆모습


프랑스 거리 달리는 '희한한 차' 타보니…
■ 르노 '전기차 쉐어링 시범사업' 프랑스 생캉탱 가보니2인승 차로 80㎞까지 이용 가능… 시민 반응 좋아 연내 4배 증차 예정르노, 전기차 시장 공략도 팔걷어 준중형 'SM3 ZE' 10월 국내 출시

파리=맹준호기자next@sed.co.kr














르노 전기차 센터에서 줄 지어 있는 SM3 ZE(플루언스 ZE) 앞을 트위지가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르노






전기차 트위지 옆모습










스마트폰으로 위치 검색, 24시간 콜센터·충전 서비스… "사용후 그냥 놓고가면 끝"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 정도 떨어진 이블린느의 생캉탱(saint-quentin) 지역. 기자가 찾은 이곳은 르노가 전기차 쉐어링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전기차를 이용해 차를 소유의 개념에서 사용의 개념으로 바꿀 수 있을 지를 테스트하는 작지만 거대한 발걸음이다. 이 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는 르노가 최근 출시한 4륜 2인승 전기차 ‘트위지’다. 그래서 르노는 이 사업의 이름을 ‘트위지 웨이’라고 붙였다.

프랑스 파리는 이미 수년 전 자전거 쉐어링 사업인 ‘벨리브’를 성공시켰고,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르노의 이번 사업은 벨리브 모델의 아이디어와 운영 방법을 상당부분 차용해 그 성공 여부에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고 있다.

◇르노의 전기차 쉐어링, 제2의 벨리브가 될까 =트위지 웨이는 한마디로 전기차를 아무데서나 빌려 쓴 뒤 다 쓰고 나면 서비스 구역 내의 아무 곳(주차장)에나 놓고 가면 되는 회원제 서비스다. 가입비는 15유로이고, 회원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트위지가 어디있는지 검색해서 차를 이용하면 된다. 이용요금은 달릴 땐 분당 0.29유로, 정차했을 땐 0.2유로다. 보험료, 전기료 다 포함돼 있다. 탈 때 전용 카드를 터치하고 내릴 때 또 터치하면 결제는 끝이다.

이 서비스에서 가장 빛나는 아이디어는 24시간 콜센터와 ‘조커’라고 불리는 직원들을 활용한 점이다. 조커들은 서비스 구역 내를 다니며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를 가까운 충전시설에 가져가 충전한다. 아울러 조커들은 이용자가 운행 중 배터리가 떨어졌다고 콜센터에 알리면 충전된 차를 타고 나가 차 자체를 바꿔준다. 때문에 이용자는 충전과 방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필요할 때 타고, 이용이 끝나면 서비스 지역 내에 지정된 어떤 장소든 차를 주차한 뒤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반응은 상당히 좋다. 시범 사업 지역에는 대학생 1만 명을 포함해 총 7만6,288명이 살고 있다.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젊은 층이 많고, 출ㆍ퇴근과 일상 생활을 지역 내에서 영위하는 인구가 많아 3개월 만에 회원 550명을 확보했다. 현재 서비스 차량은 50대인데 연말까지 200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트위지는 바퀴는 4개지만 모터사이클의 탠덤시트처럼 두 사람이 앞뒤로 타게끔 설계된 전기차다. 스쿠터와 자동차의 중간 형태여서 잠깐 빌려 타기에 부담이 없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 3시간30분이 걸리고 방전 때까지 80㎞를 달릴 수 있다. 생캉탱 기차역에 내려 트위지를 빌려타고 집으로 가는 이용객이 특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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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지를 시승해본 느낌은 신선했다. 모터사이클과 자동차의 중간 느낌인데 꽤 잘 달린다. 단거리 이동을 위해 빌려타는 용도로는 손색이 없다.

르노 테크노 센터에서 만난 트위지 웨이 담당자는 “전기차 쉐어링 사업은 대기업의 사옥간 이동, 큰 대학교 캠퍼스에서의 이동, 관광용 이동 등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트위지 웨이의 성공 여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전기차 판매 시장에서 성공 거두겠다=르노는 닛산과 함께 하이브리드 차 등 중간 과정 없이 곧바로 전기차 시대로 이행하겠다고 선언한 기업이다. 전기차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게 차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지만 르노는 경차인 트위지를 비롯해 소형인 ‘조에(ZOE)’, 준중형인 ‘SM3 ZE(현지 플루언스 ZE)’, 다인승 밴인 ‘캉구’ 등 4종의 전기차를 이미 판매하고 있다. 파리 인근 부촌인 블론뉴 지역 강변에 전기차 센터를 열고 정보와 시승기회를 일반에게 제공하고 있기도 한다.

르노는 전기차에서 가장 값이 많이 나가는 배터리를 임대 품목으로 전환해 가격을 낮췄다. 전기차를 사는 사람은 차만 사면 된다. 속에 든 배터리는 렌털회사 소유이고 차주는 매월 약 50유로의 사용료를 내면 된다. 프랑스 최대 슈퍼마켓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체인점마다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충전 인프라도 넓혀가고 있다.

카를로스 곤 르느-닛산 회장은 2020년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1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자동차 업계는 2020년 세계 전기차 시장이 15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SM3 ZE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오는 10월 국내에 전격 출시한다. 르노는 이를 계기로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전기차 사업이 성공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베아트리체 푸셰 르노 전기차 총괄 부사장은 “한국인들은 새로운 것과 첨단의 것을 좋아하고 쉽게 받아들인다며, 올 가을 출시하는 SM3 ZE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준중형차급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 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현대ㆍ기아차가 전기차 사업을 하고 있는 것도 ‘시장 형성’이라는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라고 르노는 판단하고 있다. 르노는 SM3 ZE를 성공시켜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아시아 전기차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술 발전에 따라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길이가 충분히 길어졌기 때문에 전기차는 도심에서만 쓸 수 있는 차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면서 “이제 전기차는 도시와 교외에서 모두 실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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