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서는 SK건설 해외영업팀 신수주 부장의 발걸음이 가볍다. 신부장이 20년간 몸 담고 있는 SK건설이 올해 목표했던 100억달러 해외 수주를 무난하게 달성한 것. 더욱이 오늘은 이 덕분에 특별상여금 500%를 받는다고 하지 않는가.신부장이 자신의 승용차를 타자 갑자기 뜨거운 사막의 열기를 느끼면서 상념에 잠긴다.
5년이 넘는 대장정 끝에 지난 9월에 완공한 사하라 사막의 아파트 단지. 지하 20층짜리 20개동으로 대규모 단지다.
건축과 토목 등 건설 전 분야의 기술이 총 집약되어 황량한 모래지대를 완벽한 환경으로 조성된 오아시스로 탈바꿈 시키는 대역사였다. 날로 심각해지는 세계의 주거지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주는 획기적인 사건이 아니었던가?
또 2004년 착공한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정유 플랜트는 역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내년에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2005년부터 평양에 건립하고 있는 205층짜리 세계 최고층 호텔도 그 아름다움과 기능면에서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신부장이 회사에 도착해 보니 사원들은 종무식을 맞아 삼삼오오 모여 뭔가를 얘기하고 있다. 가만히 들어보니 요즘 며칠째 상한가를 치고 있는 SK건설 주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차장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우리 사주를 3,000주씩이나 가지고 계시니. 어휴, 2년만 빨리 입사했었어도 집 한 채는 뚝 떨어지는 건데…』 정차장은 이대리의 말이 싫지는 않은 듯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부장님, 모니터 좀 보세요』. 누군가 소리쳤다. 모니터를 보니 지구촌 곳곳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건설현장 소장들의 얼굴이 보이고 서로 인사를 나눈다.
『현장이라는 최일선에서 시간을 잊고 일하는 저들이야말로 오늘의 SK건설을 만드는 주인공들이 아닌가』. 신부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박수를 그들에게 보낸다.
어느 사이엔가 사무실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 신부장을 따라 박수를 치고, 그 박수소리는 오랫동안 계속됐다. /강창현기자 CHK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