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고] 유라시아 단일시장 형성 기대하며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태초 우리의 활동 영역은 대륙이었으나 남북분단으로 그 영역은 줄어들고 대륙의 섬으로 고착됐다. 흔히 실크로드라 하면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서안까지로 알고 있으나 최근 다수 역사학자들이 신라 경주 왕족무덤에서 발견된 부장품을 연구한 결과, 한반도가 실크로드 동쪽 시작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지금 과거 비단길(Silk Road)이 무역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를 이어준 것처럼 대륙국가로 전환하기 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이다.

유라시아 대륙은 전 세계 에너지 자원의 4분의 3이 매장돼 있고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몽골, 폴란 등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경유국가가 2.9∼6.7%에 달하고 있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국내륙횡단철도(TCR) 경유국가는 3.8∼8.5%를 보이는 등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


이에 따라 유라시아 경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중국, 러시아, EU 등 세계 각국은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고 특히, 중국은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전략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으로 ‘新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고 러시아 역시 신동방정책과 유라시아 경제연합(EEU)의 출범을 주도하고 외형확대를 추진 중이다. EU는 동유럽회원국을 확대해 유럽통합철도망을 구축하는 등 그야말로 대륙 국가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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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 철도의 역할과 비중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탄소 친환경 교통수단이면서 수송시간 및 비용 절감 등의 긍정적 이미지는 차치하고라도 남북으로 분단된 현실에서 철도의 역할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은 북한철도 현대화에 적극적이다. 북·러 포베다(승리) 프로젝트, 북·중 경의선 고속철도 건설 합의 등으로 볼 때 철도 주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든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철도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체계적인 준비로 북한철도 현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철도공단은 현재 북한철도 현대화를 위해 단계별 추진전략, 철도시스템 상호호환 개선방안, 북한의 경제개발특구와의 연계방안 등 실천적인 한반도 통합철도망 구축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오는 10일 ASEM 주요국 교통물류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유라시아 국제심포지엄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유라시아 역내 상호 협력과 번영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로 삼아 한국의 우수한 철도기술을 대륙에 전파하고 한반도종단철도(TKR)를 통한 거대한 유라시아 단일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날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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