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산업안전] 건설현장 사고위험서 `무방비'

건설재해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은 여전히 단일 업종으로는 가장 재해가 많이 발생해 예방이 시급하다.지난 98년 건설업의 재해자수는 1만3,172명으로 97년의 6만6,770명에 비해 28%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재해자 5만1,514명의 25.6%를 차지해 여전히 가장 재해자가 많은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건설 재해자수가 감소한 것도 안전의식이 높아져서라기 보다는 건설경기침체에 따른 공사물량감소에 기인한 것이어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또 건설업 재해사망자는 98년 650명으로 전체 재해 사망자 2,212명의 29.4%를 차지, 다른 업종에 비해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97년 건설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직접보상비 6,308억원과 간접손실액 2조5,136억원을 합쳐 3조1,542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산업의 재해손실액 7조7,800억원의 40.8%에 이르는 것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건설재해의 발생형태를 분석한 결과 추락사고가 5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감전 12.2%, 붕괴 7.7%, 협착 7.7%, 낙하 7.5%, 전도 4.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추락이나 낙하·붕괴사고 등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재해가 많아 건설업의 산업안전이 낙후됐음을 드러냈다. 재해발생원인을 보면 근로자의 안전의식부족과 작업방법교육 불충분이 6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건설재해율은 0.72%로 일본의 0.61%보다 0.11%포인트 높은 실정이다. 특히 국내 건설근로자가 일본의 30%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는 거의 비슷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 건설근로자들은 직업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별다른 대책없이 유해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소화기·호흡기질환 등에 시달려 건설근로자의 보건안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려대 최재욱 의대교수의 「건설업 근로자의 작업 환경 유해요인 실태 평가연구」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에 대한 재해연구가 안전교육 및 건설장비 점검 등에 치중, 직업병 예방을 위한 산업보건관리 측면의 대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현장에서 많이 하는 형틀 드릴, 그라인더, 형틀용접의 분진은 각각 5.28~90.85MG/M2로 기준치인 5~10MG/M2를 모두 크게 초과했다. 또 타설 진동체와 그라인더 작업의 소음측정치도 94.6, 90.3데시벨(DB)로 나와 기준치인 90DB를 넘었으며 아파트 내부 수정도장, 신축아파트 내부도장작업의 유기용제 측정치도 1.3으로 기준치인 1.0을 초과하는 등 작업환경이 크게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 근로자 360명을 대상으로 한 일반건강진단을 실시한 결과 소화기질환자가 36.8%, 당뇨 등 내분비질환자 24.6%, 순환기질환자 19.3%, 호흡기·결핵 7% 등으로 일반인들의 건강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 이와함께 30명을 특수건강진단을 벌인 결과 진폐질환 1명, 유기용제중독 3명 등이 나와 분진과 유기용제위험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이 건설업의 보건관리제도 적용을 일반제조업과 차이를 두지 않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3조에서 작업환경 측정 대상작업장을 「옥내사업장」으로 한정해 건설업은 별도의 보건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崔교수는 『현행 보건관리자 선임 규정에 건설업은 아예 제외돼 있다』며 『작업환경측정 및 특수건강진단실시, 건설업 보건관리조직운영, 건설재해예방기관의 전문성 강화 등 법적·제도적인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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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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