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커지는 대외불안(국내 파장)] "美·유럽이 문제인데…" 정작 한국 시장이 더 떨고 있다

CDS 프리미엄 2년 만에 최고 등 금융지표 리먼사태 때만큼 악화 <BR>CRS금리 마이너스도 배제 못해 은행·대기업 달러조달 부담 가중


[커지는 대외불안(국내 파장)] "美·유럽이 문제인데…" 정작 한국 시장이 더 떨고 있다 CDS 프리미엄 2년 만에 최고 등 금융지표 리먼사태 때만큼 악화 CRS금리 마이너스도 배제 못해 은행·대기업 달러조달 부담 가중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글로벌 경제의 쌍두마차인 미국의 경기침체와 유럽의 신용경색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면서 한국의 거시경제지표가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만큼 악화되고 있다. 정작 문제의 발원지는 미국과 유럽인데 한국 경제가 유탄을 맞으며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5년물짜리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년 만에 최고로 치솟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와 비슷한 수준이고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 가산금리는 1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통화스와프(CRS)금리도 리먼브러더스 사태 초기와 같은 0%대에 진입했다. 김유미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당분간 자금경색 우려감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계 등 외국계 자금의 한국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성은 더욱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금융지표,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만큼 악화=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유로존(유로통화 사용 17개국)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보다 높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현재 229bp(1bp=0.01%포인트)로 프랑스의 197bp보다 32bp 높다. 보통 프랑스의 CDS 프리미엄은 한국보다 20~30bp 높게 형성됐지만 이달 들어 양국 간 CDS 프리미엄이 역전됐다. 그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과 자본시장ㆍ거시경제지표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CDS 프리미엄 급등은 가산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014년 9월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22일 현재 217bp로 전날보다 19bp 상승해 200bp를 넘어섰다. 1년 내 최고 수준이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가산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국내 은행과 기업이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지불해야 하는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달러조달 비용 급등=외평채 가산금리와 함께 달러조달 여건을 보여주는 통화스와프(CRS) 금리는 0%대로 떨어졌다. 1년과 3년 CRS는 0.92%와 0.77%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초기의 CRS 수준이다. CRS 금리는 국내 은행이 달러를 빌리고 원화를 빌려줄 때 받는 원화 고정금리로 달러자금 확보가 힘들 경우 CRS 금리는 떨어지게 된다. 유럽 신용경색이 악화될 경우 CRS 금리가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CRS 금리가 급락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해 원ㆍ달러 환율도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환율 상승폭은 99.20원에 달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한 달간 상승폭인 118.00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원ㆍ달러 환율은 ▦1월 13원 ▦2월 7원 ▦3월 -32원 ▦4월 -25원 ▦5월 7원 ▦6월 -11원 ▦7월 -13원을 나타내는 등 하락곡선을 그렸지만 8월부터는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정부가 구두 개입과 달러매도 물량을 확대하며 환율상승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역외세력의 대규모 매수 공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을 낮출 때마다 역외세력의 매수강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8월과 9월(23일 기준)에 각각 4조6,000억원, 1조8,000억원의 국내 상장 주식을 팔아치웠다. 폭락장 직전인 7월에는 1조4,0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8월부터는 한국 유가증권을 정리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 관련기사 ] ▶[긴급점검] 개미들 어떻게 해야 하나 ▶ "수요일까지 1700 안되면 팔아라" ▶ "위기 타개 공조" 한목소리 ▶ "2008년보다 더 위기 올 수도" ▶ 경제 위기 극복할 '슈퍼8인' 누구? ▶ 핌코 "내년 세계 경기 둔화 불가피" ▶ 메르켈 독일 총리 "그리스에 방화벽 세워야 한다" 메가톤급 시한폭탄 터지나… 얼마나 심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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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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