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용카드 많이 쓴 당신, 이젠 체크카드로 '절세 스퍼트' 내세요

연 사용금액 30%까지 소득공제… 신용카드보다 유리

소득 25% 신용카드 썼다면 앞으로는 '체크' 긁어야

은행계 상품이 대기업계열보다 할인 등 혜택 더 많아




저금리 기조는 재테크시장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최근 재테크시장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얻는 것과 절세전략이다. 예금금리가 2% 남짓하다 보니 틈새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 나오기만 하면 돈이 빠르게 몰린다. 그런데 틈새수익은 규모의 경제에 비례한다. 굴리는 자금이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뜻이다.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많고 자산규모가 커서 수익의 절대규모도 크다. 반면 운용자금이 많지 않은 서민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드는 아니다.

절세는 다르다. 자산가든, 중산층이든, 서민층이든, 부지런한 사람일수록 절세혜택을 최대한도로 누릴 수 있다. 오히려 서민층일수록 유리한 면도 있다. 시장에는 소득이 낮은 가계만이 가입할 수 있는 절세형 금융상품이 많이 출시돼 있다.


많은 절세전략 중에서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주목 받는 것이 체크카드다. 대부분의 절세형 금융상품들은 유지기간이 길다. 중도해지 때는 절세혜택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체크카드는 최고한도만 연내에 채우면 주어진 절세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올 한해 체크카드 사용을 등한시했다면 지금이라도 체크카드를 통한 막판 절세 스퍼트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체크카드는 연간 사용금액의 30%(300만원 한도)까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신용카드는 최대 15%(300만원 한도)까지 공제 가능하다. 여기에 정부는 7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는 지난해보다 더 쓴 체크카드 이용금액에 대해 40%까지 소득공제 자격을 주기로 했다.

여기서 잠깐. 정부는 왜 체크카드 사용에 혜택을 부여하는 것일까.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는 생긴 모양도 같고 카드정보를 읽어내는 단말기도 같은 것을 쓴다. 다른 점이라면 체크카드는 본인의 예금계좌에서 결제금액이 즉시 인출되는데 반해 신용카드는 최대 1개월의 신용공여기간이 주어진다.


과거 소득공제 혜택이 동일했을 때는 신용카드가 합리적인 경제생활 수단으로 취급됐다. 신용공여기간만큼 무이자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캐시백이나 포인트적립 같은 부대혜택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용카드는 가계부채, 과소비 같은 부작용을 필수적으로 수반하게 돼 있다. 소비자가 누리는 신용공여 혜택이 곧 가계부채다. 가계부채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가 대안의 하나로 마련한 것이 체크카드 공제혜택 확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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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절세를 노릴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카드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쳐 연소득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해준다. 결국 연소득의 25%까지는 부가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쓰고 초과하는 금액은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치자. 일단 연봉의 25%인 1,250만원 이상을 카드로 써야 소득공제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그리고 나서 체크카드로 1,000만원을 쓰면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10%포인트 공제를 더 받을 수 있으므로 체크카드 사용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신용등급 책정 시 체크카드 사용자가 받던 불이익도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카드 이용자가 연체를 하지 않으면 신용등급 가점이 붙었다. 반면 체크카드 사용자는 가점을 받을 수 없어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개인신평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나이스평가정보는 앞으로 과거 3년 안에 신용카드 실적이 있다면 체크카드 이용분에 대해서도 신용카드와 동일한 가점을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부대혜택이 적어 소비자들이 즐겨 쓰는 결제수단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소득공제 한도가 늘어나면서 체크카드를 메인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카드결제금액 중에서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10명 중 2명은 체크카드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체크카드 육성의지, 소비자 반응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카드사 역시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 체크카드는 낮은 수수료율(1.5% 수준) 탓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계륵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마진율이 낮다 보니 체크카드의 기능도 단순한 지급결제에 머물렀다. 그런데 소비자 선택이 늘어나면서 예전 같으면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가 출시되고 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은 체크카드는 삼성ㆍ현대ㆍ롯데카드 같은 대기업계열보다는 신한ㆍ우리ㆍKB국민 등 은행계 카드사의 상품에 좀 더 혜택이 많다는 사실이다. 계열사인 은행의 지급결제계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별로 보면 '신한S-Line체크카드'는 포인트적립 서비스 외에 점심식사비 5%할인 같은 색다른 혜택을 담았다. '우리가득한체크카드'는 영화관ㆍ커피전문점 할인, 'KB국민 민체크카드'는 주유소ㆍ대형마트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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