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를 기회로] 삼성전자, SW 경쟁력 키우고 M&A·의료기기 확대

지난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교육 기술 박람회 'BETT 2014'에 참석한 교육관계자들이 '삼성 스쿨 2014' 시연회에서 삼성전자의 태블릿PC를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최대 B2B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14'에서 첫 선을 보인 업계 최대 크기의 삼성전자 110인치형 UHD 상업용 디스플레이 패널.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28조6,900억원의 매출과 36조7,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갤럭시S'로 대표되는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앞에서 끌고 TV를 포함한 가전이 뒤를 받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영업이익은 27% 늘었다. 연 매출 200조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가 연 14% 성장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삼성전자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글로벌 초일류 정보기술(IT) 기업을 향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12월 창립 40주년을 맞아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오는 2020년까지 매출 4,000억달러(한화 415조원)가 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들어서도 △스마트 기기 시장 주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인수합병(M&A) △기업간 거래(B2B) 확대 △의료기기 사업 확대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기술 혁신과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2억1,300만대, 지난해 3억2,9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올해는 4억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미답의 판매량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2009년 3.7%에서 지난해 32.3%까지 상승했다. 올해도 시장 점유율이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되면서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태블릿PC와 웨어러블 기기가 그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12인치 갤럭시 노트 프로 등 총 4종의 태블릿PC 라인업을 소개하고 스마트폰 시장의 리더십을 태블릿 분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태블릿 시장은 2억9,000만대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0년 태블릿 시장에 본격 진입한 후 지난해 4,170만대를 판매, 애플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입고 차는 웨어러블 기기도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분야다. 밴드형과 안경형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단순한 제품 개발 및 출시에서 더 나아가 다른 분야와 연계해 서비스·솔루션 경쟁에서 앞서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11월까지 80만대가 판매된 갤럭시 기어에 이어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4에서 기어2, 기어2 네오, 기어 핏 등 후속작을 선보이며 웨어러블 분야에서 시장 선도자임을 확인시켰다. 이 밖에 음악 서비스인 '삼성 뮤직'과 TV·VOD 서비스인 '삼성 와치온' 등 서비스·솔루션 분야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5억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폰이라는 활용 기반을 갖추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삼성전자는 2011년 12월 '소프트 드리븐 컴퍼니(Soft Driven Company)'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2년 12월 DS 부문에 부품부문 소프트웨어 컨트롤타워인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했다. 소프트웨어연구소는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선행 개발,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총괄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2012년 하반기에 미국 실리콘밸리 내 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와 인큐베이팅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서비스의 창조와 혁신을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현지에서 소규모 M&A를 직접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소프트웨어 인력 저변 확대와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삼성 소프텍' 조직도 신설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비롯해 개인용 컴퓨터(PC)·프린터·네트워크뿐 아니라 보안 분야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유럽의 17개 판매법인에 B2B 전담 판매조직을 구축하고 지난해보다 인력을 1.5배 이상 늘리는 등 기업 고객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바코드 솔루션 회사인 '코암텍'과 전자결제 전문업체인 '인제니코'와 협력해 프랑스 고속철도에 갤럭시 노트2를 공급하는가 하면 이탈리아에서는 ETT 솔루션과 협력해 연간 25만명이 방문하는 제노아 해양박물관 전시공간을 삼성전자의 터치 디스플레이로 변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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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시설 등 R&D에 15조 투입



삼성전자가 브라운관 TV나 만들던 평범한 가전회사에서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프리미엄 TV 시장을 지배하는 초일류 IT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연구개발(R&D)에 아낌없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면서 R&D 및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R&D에 돈을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 2010년 9조3,800억원이던 R&D 비용은 지난해 14조7,800억원으로 58% 가량 늘었다. R&D 인력도 같은 기간 5만명에서 6만9,300명까지 증가했다.

새로운 연구시설도 속속 설립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제2 도약과 혁신·창조의 산실 역할을 할 수원 디지털시티 내 '모바일연구소(R5)'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수원 디지털시티 안에 다섯 번째로 들어서는 종합연구시설인 R5에는 그동안 사업장 안에 흩어져 있던 1만명의 휴대폰 R&D 인력 등이 입주해 차세대 모바일기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수원 사업장 2단지 내 전자소재 연구단지 조성이 완료됐다. 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삼성정밀화학이 활용한다. 지난달에는 DS부문의 R&D 시너지 창출을 위한 부품연구동이 경기도 화성사업장에 들어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와 엇비슷한 15조원 가량을 R&D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연구시설 건립도 착착 진행 중이다. 서울 우면동 R&D 센터가 내년 5월 완공된다. 연 면적 33만㎡ 규모에 지상 10층 건물 6개 동으로 이뤄진 매머드급 연구시설이다. 1만 여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면 R&D센터를 기존의 딱딱한 연구소가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에 친환경 콘셉트를 적용한 첨단 연구소로 만들 계획"이라며 "자연 친화적인 명품 산책길과 조각공원 등을 조성해 주변의 우면산과 기존마을 등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연구소로 만들어 연구원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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