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화 급락 “일시적 현상”

◎3월결산 앞둔 일 기업 본국 송금 본격화 여파/정부개입 없는한 4월초 1불=123엔대 회복「짧은 심호흡인가, 깊은 내리막의 전주인가」. 1백25엔대를 넘나들던 미 달러화가 28일 한때나마 1백20엔 아래까지 주저 앉았다. 27일 뉴욕시장에서 하룻만에 달러당 1.44엔이나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어 동경(28일)에서도 장내내 맥을 못추며 1백20엔대 초반에서 맴돌았다. 불과 한달전 거침없이 상승곡선을 긋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그렇다면 달러화가 정말 무기력 장세에 빠져든 걸까. 이에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답변은 부정적이다. 현재의 환율은 달러화 약세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엔화강세로 보는게 옳다는 시각이다. 첫째 근거는 엔화가 「제 철을 만났다」는데 있다. 매년 이때쯤 일본 기업들은 해외지사에서 들어온 타국통화를 엔화자산으로 바꾸게 된다. 3월말로 다가온 회계결산을 위해서다. 요즘 동경외환시장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달러화 뭉치를 엔화로 바꾸는 모습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엔화의 강세현상은 최근 엔화와 마르크화의 크로스환율에서도 입증된다. 27일 뉴욕시장에서 마르크화에 대한 엔화의 가치는 전날보다 마르크당 0.8엔이나 급등, 71.48엔까지 치솟았다. 유럽 진출 일본 기업의 본사송금이 본격화한 것이다. 달러화 오름세 당시 잔뜩 몰려들었던 미국계 펀드들도 엔화매입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 달러화 소유자중 상당수는 달러가 1백11­12엔 사이에 거래될때 매입한 세력이다. 달러가 1백24­25엔 사이에 접어들자 이들은 달러화 매입을 점차 중단해 나갔다. 『벌만큼 벌었다』는 심리다. 달러가 한동안 조정국면에 들어섰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펀드들은 대신 일본 기업의 엔화표시 자산 매입시점이 다가오자 때만났다는 듯 엔화매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엔화강세는 그러나 생각만큼 오래 가지 않을 것같다. 달러강세의 근본원인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경제의 호황기조가 흔들리지 않는데다 양국간 금리차는 변함이 없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의 26일 말대로라면, 오는 4월에서 6월사이 미국의 금리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금리인상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와 채권값 하락을 가져와 달러화의 동반하락을 불러올 수 있지만, 종국에는 달러 상승요인임에 틀림없다. 달러화에 대한 전망 역시 이같은 정황속에서 조심스레 그려볼 수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달러화가 28일 하오 다시 1백20엔대를 회복했지만, 내주 언제든 1백20엔대 아래로 내려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이 경우 잠시나마 달러화의 투매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은행인 크레디스위스의 외환딜러인 존 칼란은 『3월초 달러화가 1백17엔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점친다. 달러화는 그러나 3월말로 다가가면서 다시 회복세를 탈 수 있을 듯하다. 일본 법인들의 「결산수요」가 막바지에 이른데다 차익매물에 나섰던 투자자들 역시 다시 달러화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일 외환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없는한 달러화가 4월초쯤 다시 1백22­23엔대에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는 이런 면에서 설득력을 얻는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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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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