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銀 인수 난항… 속타는 하나금융 "금전 손실보다 신뢰 상실 우려"

향후 추가 M&A 추진 등 시장 개척 걸림돌 될수도<br>투자자들 계약 파기돼도 소송 가능성 크지 않을듯

'금전적 손실보다 큰 것은 생명 같은 신뢰를 잃는 것.' 금융감독당국의 무기한 승인보류로 외환은행 인수합병(M&A)에 난항을 겪게 된 하나금융지주가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상실에 대한 우려로 애를 태우고 있다. 시장의 신뢰상실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 절대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하나금융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기관투자가들이 해당 M&A 무산시 금전적 손실에 대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관투자가는 "하나금융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으므로 귀책사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기관투자가는 "앞으로 진행사항을 봐야겠지만 외환은행 인수계약이 파기되고 주가하락이 지속될 경우 소송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투자가는 총 32곳. 이 중 자산운용사들은 증자배정 물량을 여러 펀드에 편입해 일부는 이미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한국투자증권 등은 전량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하나금융 주가가 지난 13일 하한가인 3만7,850원까지 떨어져 증자 발행가였던 4만2,800원을 크게 밑도는 상황인 만큼 해당 투자기관들의 경영진으로서는 최소한의 법적 대응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하나금융이 투자자들에게 M&A건에 대한 위험 고지를 충실히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하나금융이 유상증자를 위해 금융감독에 낸 증권신고서에는 이번 M&A건의 리스크와 주가하락 가능성이 명시돼 있어 주가 하락시 손실을 하나금융이 보전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하나금융이 소송을 당하거나 승소하는 것과 관계 없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를 훼손 당할 위험에 있다는 것.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가는 앞으로 좋은 경영실적으로 다시 끌어올리면 되지만 한 번 잃어버린 신뢰는 다시 찾기 어렵다"며 "앞으로 외환은행 이후에 국내외에서 계속 M&A를 추진할 수도 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투자자가 선뜻 나서겠느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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