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박현정 시향 대표에 쓴소리

"직원 꾸중만 해서는 개혁 성공 못해"

"폭언 등 사실이라면 큰 문제

정명훈 배제하면 대안 없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폭언과 성희롱 등의 이유로 직원들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박 시장은 11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언론사 사회부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개혁과 혁신은 어느 조직, 어느 시대에서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방식이 문제"라며 "직원들을 꾸중만 해서는 개혁을 성공 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사건이 표면화된 후 박 시장이 박 대표의 처신 방식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은 "저도 처음 서울시장이 돼서 (공무원 조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개혁 필요성도 느끼고 있었다"며 "그러나 4만7,000명의 서울시 공무원을 개혁 대상으로 바라봤다면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직원들을) 개혁의 주체로 만들어야 가능하다"며 "(업무를) 정말 잘해냈다고 판단이 되면 곧바로 관련 부서로 피자 한 판을 배달해주고 수시로 칭찬도 많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시장은 "이런 식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스스로 사기 충전해서 혁신을 하게 만드는 것이 기관장의 큰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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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박 대표의 경우 기업(삼성생명)에서도 퍼포먼스(실적)를 보여줬고 충분히 그럴 만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직 진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직원들을 그렇게 꾸중하고 해서 (개혁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폭언 등이 사실이라면) 경영자로서의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평소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에둘러 말하는 화법을 사용하는 박 시장이 박 대표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와 비난을 숨기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박 대표가 처음 폭언 문제가 불거졌을 때 스스로 사퇴하겠다고 했다가 박 시장과의 면담과정에서 이를 번복해 논란을 키워 결국 박 시장이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박 시장은 반면 정명훈 시향 감독에 대해서는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정 감독에 대한 공격은 취임 직후부터 있었지만 정 감독처럼 서울시민이 사랑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문제가 좀 있다고 하기로서니 배제해버리면 그 대안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클래식을 사랑하는 20만~30만명의 시민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역할을 하는 오케스트라 하나는 가져가야 한다"며 "여러 가지 고민의 지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향 이사회는 박 대표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서울시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박 대표의 해임 여부를 즉각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의 직원 인권침해 여부는 현재 서울시 인권담당관실에서, 정 감독의 공연 일정 임의 변경 등 업무 태만 여부는 조사담당관실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다음주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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