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미갤러리 "잘나가네"

잇단 비자금 사건 연루 불구<br>작년 매출 1,216억… 전년보다 32% 껑충<br>국내 2대 경매사·메이저 화랑의 5배 규모<br>비공개 매매 주선·재벌가 인맥 등이 비결


대기업 비자금 수사과정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서미갤러리(대표 홍송원)가 지난해 1,2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짭짤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미갤러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216억4,633만원으로 전년 대비 32%가량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61억여원으로 전년보다 2.5배 증가했다. 이는 삼성 비자금 사건이 불거진 지난 2007년 매출(1,466억여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최근 몇 년간 서미갤러리의 매출 추이를 보면 비자금 사건이 부정적 이미지임에도 기업 성장에는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106억원에서 2005년 218억원, 2006년 287억원으로 서서히 증가하던 서미의 매출은 삼성 비자금 폭로 사건이 발생한 2007년 1,466억원으로 5배 이상 비약적으로 뛰었다. 사건 당시 논란이 됐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행복한 눈물'의 원소유주가 홍송원 대표로 밝혀지면서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서미갤러리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2008년 950억원, 2009년 921억원의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서미갤러리의 매출규모는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지난해 매출 179억원과 59억원을 합친 것보다 5배나 많은 '공룡' 수준이다. 미술품을 공개적으로 사고파는 2차 거래시장인 경매가 갤러리를 통한 1차 거래와 비교해 '빙산의 일각'으로 불리는 까닭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국내 메이저 화랑으로 꼽을 만한 갤러리현대ㆍ국제갤러리ㆍ가나아트갤러리 등이 2009년에 기록한 308억원, 259억원, 244억원의 매출과 비교해도 서미가 4~5배나 크다. 또 다른 화랑들이 미술시장 호황이 정점을 찍었던 2007년 매출을 아직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것과도 대비된다. 서미갤러리가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뭘까. 미술계에서는 홍 대표의 국내 인맥과 해외 네트워크를 꼽는다. 1989년 서울 청담동에서 처음 문을 연 뒤 현재 가회동에서 운영 중인 서미갤러리는 일반 화랑들이 국내외 작가를 발굴하며 전시를 통해 작품을 알리고 거래하는 것과 달리 해외 거장을 중심으로 비공개(private) 매매를 주선하는 구매대행 혹은 딜러 역할에 주력한다. 특히 홍 대표는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작품을 골라내는 감식안과 해외 네트워크 등을 무기로 재벌가 여성들과 탄탄한 인맥을 쌓은 것이 매출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 조사를 계기로 홍 대표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부인 이화경 사장 등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드러났다. 홍 대표는 작품 소개는 물론 가구와 인테리어ㆍ액세서리ㆍ혼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해주며 관계를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서미갤러리는 오리온그룹이 2006년 서울 청담동에 고급 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비자금 세탁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아 이날 홍 대표가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앞서 2일에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 로비 의혹에 연루된 고(故)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의 원주인 논란으로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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