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오는 3월3일 총파업을 예고한 만큼 협상 과정은 촉박하게 이뤄지겠지만 수가 인상이 쉽지 않고 원격의료, 영리 자회사 허용 등 다른 논의 주제에 대한 양측 간 견해차가 커 합의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17일 오전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의·정 협의체 명칭과 주요 안건 등을 논의했다.
의협이 지난 12일 원격의료 도입 등에 반발해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3월3일 총파업을 예고한 후 양측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었다.
복지부와 의협은 협의체 이름을 '의료발전협의회'로 정하고 22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1차 회의를 하기로 했다.
안건은 의료제도와 건강보험 등 두 분야이며 협상 참석자는 1차 회의 전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성창현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팀장은 "협의체 이름을 짓고 회의 일정을 잡았을 뿐 구체적인 논의 주제는 아직 못 정했다"며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 개선 분야를 다루되 협의체에 의·정 외에 다른 구성원이 들어올지 등은 앞으로 다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진 의협 협상단 간사는 "실무협의체인 만큼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등 의견차이가 큰 두 부분에 대해 명확히 근거를 만들어 공유하고 논의하겠다"며 "의료계의 입장을 돌려가지 않고 정부 쪽에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협상단 단장을 맡고 있는 임수흠 서울시 의사회장은 "국민건강을 위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논의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협이 겉으로는 원격의료와 영리 자회사 도입 반대를 외치지만 주된 협상 주제는 수가 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격의료 등의 문제는 의사 내부 간 의견이 엇갈리지만 수가 인상은 의사 모두가 바라기 때문이다.
의료발전협의회는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야 한다.
의협은 실제 파업에 들어가려면 약 2주가 걸리는 전체 회원 투표를 거쳐야 하므로 2월17일께를 협상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