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전쟁폐허서 10대大國 성장 한국 특수한 경험 살려 선진·개도국 가교역 할것"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연임 확정<br>한국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 기여 필요<br>적절한 시기 선택해 북한 방문 결정할것


"유엔 사무총장이란 모든 회원국들이 주권적 이해를 바탕으로 제기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특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약소국과 강대국 사이의 '가교자(bridge builder)' '중재자(consensus builder)'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연임이 확정된 후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 유엔사무총장이라는 말에 공감한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반 총장은 출마선언 보름 만에 연임이 확정된 것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꼴로 1년이면 지구를 열두 바퀴 돌 정도로 출장을 다니면서 매년 400~500명의 정상급들을 만났고 전화통화는 셀 수 없을 정도로 각국 지도자들과 대화해왔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었고 각국 정상들의 봇물처럼 이어진 지지의 바탕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행복하거나 편한 것을 추구하면 유엔 사무총장을 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게 낫다.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한 재해를 볼 때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겸허히 생각하게 된다"며 "많은 소외계층, 여성, 약자를 만나면서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는데 대한민국이 전쟁으로 매우 피폐했던 나라임을 예로 들면서 절대 희망을 잃지 말고 위기를 극복하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기여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며 자선행위가 아니라 인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이 그동안 공적 개발금을 많이 지원했고 평화 유지군에도 꽤 참여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국제사회가 한국에 거는 기대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을 뿐더러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나의 얼굴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경제개발과 민주주의에 성공한 대한민국 출신의 사무총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한국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내년에 핵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의 위상은 어떤 기준으로 따져도 자랑할 만하고 인정할 만한 위치에 있다"며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건이 충족되면 방북할 수 있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명했다. 그는 "당사자들이 직접 대화를 통해 교류·협력을 확대해나가고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면서 "유엔은 문제 해결의 메커니즘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나의 방문에 대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나 나름대로 적절한 시기와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를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올 초 중동 문제를 다루면서 이전의 조용한 리더십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현안을 해결하는데 여러 가지 수단이 있고 조용한 외교, 적극적 외교를 모두 사용해야지 하나만 사용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인권ㆍ민주주의 등 인류 공통의 가치에 늘 강한 목소리를 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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