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VD­PC ‘절름발이’ 위기

◎미 영화사 값 높이려 공급 늦춰 관련프로 태부족/드라이브도 대부분 일제… ‘업계 생색내기용’ 우려「차세대 황금시장」이란 화려한 명성을 갖고 있는 DVD(Digital Video Disk·디지털비디오디스크)의 출발이 험난하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VD기기 자체를 비롯 이달말 부터 선보이게 되는 DVD­PC 등은 관련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개발되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형성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DVD­PC=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세진컴퓨터랜드·대우통신·현대전자 등 대형 PC업체들은 올 1·4분기 중 고가기종을 중심으로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한 PC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은 DVD롬 타이틀 제공에는 별 관심이 없다. DVD롬 타이틀은 전무한 상태. 따라서 DVD롬 드라이브는 CD롬 드라이브 수준 이상을 발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제반 여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PC 업체들이 DVD­PC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것은 「PC시장은 이미지 싸움」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를 제외한 업체들은 일본 도시바의 DVD롬 드라이브를 채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굳이 DVD롬 드라이브의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 제품을 채용, 소비자의 가격부담만 가중시킬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DVD소프트웨어=국내 DVD업체들은 올해 약 30만대의 DVD기기를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이의 달성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밝히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더딘 탓.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DVD롬타이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본격적인 DVD시장형성의 관건인데 아직 이렇다할 만한 롬타이틀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준비돼 있는 DVD롬타이틀은 삼성의 「컷 스로트 아일랜드」를 비롯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더욱이 올해 1백여종의 타이틀을 출시하겠다는 삼성은 저작권을 갖고 있는 미국 영화업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좀 더 많은 이권을 챙기려는 미국 영화업자들의 속셈이 국내 DVD시장형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 지역에서 발표된 타이틀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기기로는 재생할 수 없도록 한 지역별 코드제도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도시바·마쓰시타 등과 함께 시장선점 경쟁을 벌여온 소니가 소프트웨어 부족으로 DVD기기 출시시점을 오는 3월로 늦췄으며 일본전자기계공업회도 2000년 DVD시장규모를 당초 예측보다 20% 정도 낮춰 잡고 있다.<박영식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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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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