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올해 9월 중국의 충칭강철과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3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파이넥스 공법은 가격이 20%가량 저렴한 가루 상태의 철광석으로 쇳물을 만드는 것으로 포스코가 개발한 새로운 방식이다. 파이넥스는 투자비와 원료 가공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혁신적인 제철기술이다. 고로 공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제철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존의 고로 공정은 분광을 괴성화하는 소결공정과 점결탄으로 코크스를 제조하는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등 많은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과 환경비용이 필요하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하는 용융환원 제선기술로 소결과 코크스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대기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최신 탈황·탈질설비, 집진기가 갖춰진 고로 공정과 비교해도 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의 배출량이 각각 3%, 1%, 28% 수준에 불과하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992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및 오스트리아 철강설비 기업인 푀스트알피네와 공동으로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착수했다. 신제선기술은 10여년의 연구개발 끝에 2003년 6월 연산 60만톤 규모의 데모플랜트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2007년 5월 연산 150만톤 규모의 상용화 설비를 준공해 가동 1년 만에 정상조업에 도달했다. 2011년 6월에는 포항에 세계 최초로 연산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를 착공해 내년 초에 준공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충칭강철과 내년 말까지 중국 정부의 비준, 한국 정부의 기술수출 승인을 마친 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기술 수출이 확정될 경우 자체 개발한 기술로는 처음 수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1968년 창립 이래 해외 선진 철강기업의 기술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으나 창립 반세기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제철기술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동안 철강재 생산·판매라는 사업영역에서 나아가 기술사용료를 받고 기술을 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철강 소비량이 지난해 인당 1.1톤으로 세계 최고 철강 소비국이라는 명성에 더해 세계 최고 철강제조 기술을 보유한 철강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됐다.
포스코가 제조방식에 신기술을 도입했다면 현대제철은 공장설비에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미국의 CNN은 2011년 당진의 현대제철 공장을 방문한 뒤 "현대제철이 친환경 제철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제철소는 원료물질이 되는 철광석과 석탄 때문에 대표적인 환경오염 유발업종으로 분류된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이 바람에 날려 먼지 상태로 공중에 떠다녀 대기를 오염시키고 비라도 내리면 물에 젖어 수질이나 토양을 더럽힌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제철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을 했다.
현대제철은 원료관리 신기술인 밀폐형 원료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철광석·유연탄·부원료 등 전 제철원료를 밀폐된 공간에서 처리하고 있다. 제철소에서 가장 큰 오염물질로 지적되는 비산먼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해외에서 비싸게 수입한 원료의 손실도 줄여 환경과 원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