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NG은행 국내 진출 20주년 "한국은 亞금융시장 거점… 투자 늘릴것"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불구 亞지역 사업 핵심대상국으로<br>한국기업 해외진출 적극 돕고 정부 천연자원 개발 서비스도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기를 구가하던 시절, 외국 기업들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의 발전상에 주목했다. 제조업의 한국 진출에 외국계 은행들도 한국을 향했다. 유럽 굴지의 은행인 네덜란드계 ING은행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 금융시장은 극도로 폐쇄적이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자본시장의 빗장을 열었지만 그 이전 한국의 금융시장은 외국인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고 속된 말로 '먹을거리'도 없었다. 서울에서 근무했던 전 ING은행 임원인 피터 손은 "당시 한국 시장은 규모가 훨씬 작았으며 규제가 심했고 영업환경이 매우 달랐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은 주로 차입을 많이 했고 외자유치를 원하면서도 본질적으로 주식이나 채권ㆍ부동산시장을 외국인에게는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외국인 투자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ING가 한국에 진출한 지 10일로 20년이 흘렀다. ING의 '한국 20년'은 그들의 영역 확장 기간뿐 아니라 우리 금융산업에서 외국 금융회사들이 차지한 위상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한국 금융시장의 변화와 여기에서 활동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의 비중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롤모델인 셈이다. 지난 1991년 11월, 진출 초기 ING의 고객은 한국 시장에서 무역업이나 투자에 종사하는 유럽계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 무역 및 투자활동을 진행하던 유럽 고객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이 개방되면서 영업 패턴이 바뀌기 시작, 지금은 고객 대부분이 한국 기업이고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년간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몽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아시아 국가 간의 투자에서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룬 플락(사진) ING은행 한국대표는 9일 "한국에서 20년 동안 사업을 지속하며 한국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며 "한국 진출 20년 주년을 계기로 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에서의 역량과 신뢰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ING는 그 일환으로 천연자원 공급 분야에서 자급자족을 강화하려는 한국 정부 및 기업체들의 노력에 부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락 대표는 "ING은행은 업종별 전문인력을 고용해 천연자원ㆍ인프라스트럭처ㆍ오일 및 가스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은행 내 금융시장팀은 올해 기획재정부로부터 국고채의 예비 국고채 전문딜러로 선정되는 등 한국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ING는 유럽발 금융위기 와중에서도 한국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지속성장을 믿고 한국을 수익성장의 동력으로 간주, 아시아 거점지역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ING은행 아시아최고경영자(CEO)인 본 릭터 대표는 "아시아 13개 시장의 네트워크 중 금융 허브시장으로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구조화 금융과 금융시장 부문에서 한국 및 다국적 고객들에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락 대표는 "한국 대기업들의 국제적 역할을 감안할 때 한국은 ING 아시아 지역 사업의 핵심 대상국이며 빠른 시일 내에 더욱 집중해야 할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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