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회사채 발행 이달 들어 급감


상반기 급증세를 보였던 회사채 발행이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기업들이 상반기에 금리인상을 우려해 미리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7월 이후에는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발행 금리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간 데다 기업들의 보유 자금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발행규모가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1조8,691억원에 그쳤다. 이는 한달 전인 6월의 발행금액(5조263억원)과 비교하면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달 남은 기간에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도 그리 많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13일 이후 이달 말까지 회사채 발행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한국남부발전과 CJ제일제당 등 7곳으로, 발행 예정 금액은 6,4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외에 추가 발행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이달 발행액은 3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 최고액을 기록했던 5월(7조6,634억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회사채 발행액이 이달 들어 이처럼 급감한 것은 금리 상승을 내다보고 기업들이 상반기에 예정보다 서둘러 회사채를 이미 발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 필요한 자금을 상반기에 미리 확보해 뒀기 때문에 금리가 다소 오른 지금 시점에서 굳이 발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던 지난해 월평균 회사채 발행액은 4조2,994억원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6조2,667억원으로 45.8%나 늘었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통상 기업들은 연초 투자계획을 세운 뒤 상반기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한다"며 "올해는 이런 사이클과 함께 연초 잇따른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선발행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에 몰린 발행 수요 탓에 하반기 이후로 갈수록 회사채 발행 규모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채권분석부 연구원도 "상반기 금리 상승 조짐이 있자 기업들이 앞당겨 자금을 조달했었다"며 "하반기에는 여전히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환율 하락과 수출 감소 등 수요 기대를 꺾는 요인이 상존해 있기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만기상환(차환자금)용 회사채 발행 규모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기업의 신용 창출 능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채권분석팀 책임연구원은 "1~4월 차환자금 용도 발행량만 16조 2,696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4조7,204억원 수준을 초과하는 수준을 보였다”며 "이는 기업의 신용 창출 능력이 둔화된다는 의미로 회사채 발행 시장이 점진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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