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독거노인에게 따뜻한 사랑을


올해 추석 명절 연휴는 유난히 길었다. 필자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나눔 행사를 위해 추석명절에 맞춰 몇몇 프랜차이즈 기업 임직원들과 함께 독거노인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소재의 한 복지관을 찾았다. 명절이면 빠질 수 없는 떡과 맛있는 음식 제공은 물론 평소에는 혼자 하기 힘든 이불 빨래, 머리 손질을 도와드렸고 기념사진 겸 영정사진도 찍어드렸다.

올해 초부터 몇몇 프랜차이즈 기업 대표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작은 나눔 활동이 횟수를 거듭하면서 참여 기업들이 늘어나 큰 보람을 느낀다. 여력이 있다면 더 많은 곳을 찾아보고 싶다.


그런데 복지관 관계자로부터 "후원이 매년 줄어들어 걱정"이라는 근심 어린 하소연을 들었다. 일부 민간 복지시설의 부도덕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복지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거노인 수는 2000년 54만명에서 지난해 119만명으로 12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지난해 589만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의 20.2%가 독거노인이라고 한다. 노인인구 10명 중 2명이 독거노인인 셈이다.


정부도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LTC) 보험제도를 도입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돕고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잘한 일 중의 하나이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복지제도로 평가 받고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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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8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고 한다. 특히 농촌 노인의 자살률이 도시보다 두 배 더 높다고 한다. 국민들에게 환영 받고 있는 좋은 노인복지제도가 노인 자살을 막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사별과 이혼으로 혼자된 노인이 선택하는 황혼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은 극심한 우울증과 치매 등이라고 한다. 고독하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살 고위험군을 별도로 분류해 중점적으로 관리한다고 한다. 국회도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늦게나마 독거노인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도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개선이나 지자체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보다 더 우선돼야 하는 것은 독거노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나눔문화와 기부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시민과 학교, 기업과 단체가 나서 따뜻한 사랑과 온정을 담아 나눔의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한다.

콩 한쪽도 나눠 먹던 우리 민족의 따뜻한 정을 살려 우리 사회 모두가 쉼 없는 나눔의 사랑을 베푸는 것이야말로 노인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씻을 훌륭한 예방책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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