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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은 ○○○다

■ 별명으로 본 김연아

퀸, 가장 명료한 해외 언론 찬사… 홀패키지, 모든 것 갖춘 완전체

엘사, 겨울왕국 주인공 실사판… 멍연아, 멍한 표정 사진 많아 인기

대인배 김슨생, 지금까지 30억 기부



20일 오전2시24분(이하 한국시각) 출격을 앞두고 김연아(24)는 18일 결전지인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쇼트 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연습했다. 더블 악셀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점검하는 한편 빙질을 익히고 동선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는 1만2,000여명이 들어차 여왕의 마지막 쇼트 연기를 감상할 예정이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를 애칭으로 돌아봤다.

◇퀸='Long Live the Queen(롱 리브 더 퀸·여왕폐하 만세)!'. 김연아에 대한 해외 언론의 찬사 가운데 가장 명료하면서도 짜릿한 표현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프리스케이팅 때 미국 NBC방송의 해설진 가운데 한 명이었던 샌드라 베직(58·캐나다)이 한 말이다.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조지 거 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에 맞춰 날아갈 듯 춤을 추는 김연아를 보며 베직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내가 본 연기 중 최고"라고 평가하다 더 이상의 평가가 필요 없다는 듯 "여왕폐하 만세!"라고 마무리했다.

소치에서도 NBC의 해설을 맡은 베직이 이번에는 어떤 미사여구로 김연아를 찬양할까. 베직은 "김연아는 밴쿠버에서 자신이 왜 '퀸'인지를 보여줬다"며 "최근에는 1년 넘게 겨울잠을 자고도 멋진 연기로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 소치에서 우승후보 1순위는 단연 김연아"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2011년 5월을 끝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가 2012년 12월 독일 NRW트로피 대회를 통해 복귀했다. 그때부터 지난달 국내 종합선수권까지 출전한 5개 대회에서 김연아는 전부 200점 이상을 찍었다. 물론 쇼트든 프리에서든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홀 패키지='the whole package'. 크리스티 야마구치(43·미국)와 미셸 콴(미국·34)이 김연아를 칭찬할 때 쓴 표현이다. 모든 것을 갖춘 '종합선물세트'라는 뜻. 기술이 좋으면 예술성이 떨어지고 예술성이 뛰어나면 점프 등 기술에 약점이 있게 마련인데 김연아는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든 '완전체'로 통한다. '홀 패키지'라는 극찬이 앞서 세계를 강타했던 훌륭한 선배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더욱 의미 있다. 야마구치는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고 콴은 5차례 세계선수권 우승을 자랑하는 미국 피겨의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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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엘사=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영화 '겨울왕국'. 겨울왕국에도 김연아가 산다. 극중 주인공인 '얼음공주' 엘사를 보고 김연아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김연아와 엘사를 합성한 사진이 큰 화제를 모았다. 또 김연아의 연기에 겨울왕국에서 엘사가 부르는 곡 'Let It Go(렛 잇 고)'를 덧입힌 영상도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과 영상을 본 사람들은 '디즈니에서 애초에 김연아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물론 겨울왕국은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화의 개봉이 일정상 소치올림픽과 연결되고 동계올림픽 하이라이트인 피겨 여자 싱글의 간판이 김연아라는 사실이 엘사의 '실사판'이 김연아라는 의견에 무게를 실어준다.

◇멍연아='멍연아'는 밴쿠버올림픽 전부터 있었던 김연아의 오랜 애칭이다. 곳곳에서 찍힌 사진 가운데 멍한 표정이 많아 붙여졌다. 빙상장은 물론 기자회견이나 스폰서 행사 등 언제 어디서든 김연아는 아무 생각도 없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인터넷에는 표정은 똑같고 의상과 동작만 달리한 삽화 '멍연아 시리즈'가 인기를 모았고 김연아도 이 시리즈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는 트위터 배경화면에 한동안 멍연아 삽화를 깔아놓기도 했다.

소치에서도 김연아의 멍한 표정은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모두가 2연패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라는 사실, 라이벌로 떠오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의 인기 등에 위축될 수도 있지만 김연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대인배 김슨생=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이라는 뜻에서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경기에서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떨지 않고 가수처럼 노래한다. '슨생'은 '선생'을 과장되게 발음한 것이다. 김연아는 기부에 있어서도 대인배다. 지난해 11월 태풍피해를 입은 필리핀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이 넘는 돈을 쾌척했다. 유니세프 친선대사이기도 한 김연아는 선수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각종 기부로 내놓은 돈이 3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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