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물의 날] `물을 물쓰듯'하던 시대 지났다

22일은 UN이 정한 제7회의 물의 날. UN은 지난 92년 제47차 총회에서 브라질 리우 환경회의(UNECD)의 건의를 수용해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해 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올해의 주제는 「모든 사람은 하류에 산다」(EVERYONE LIVES DOWNSTREAM)이다. 물 공급을 둘러싼 상·하류간의 갈등을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간다는 의미다. 동강댐 건설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요즘 올해의 주제는 그 어느해보다 뜻깊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생명의 근원인 물의 중요성과 국내 수자원 수급현황과 대책 등을 알아본다.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두 개의 노벨상, 즉 평화상과 과학상을 동시에 받을 것이다』 미국의 존 F 케네디대통령이 한 이 말은 오늘날 국가간 물분쟁 위기와 물부족의 심각성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세기의 국가간 분쟁원인이 석유에 있었다면 21세기는 물 분쟁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격화되는 세계의 물분쟁=물은 석유와 달리 대체제가 없기 때문에 물파동 등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물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다른 국가에 의존하는 네덜란드(98%), 이집트(97%), 시리아(79%) 등은 수자원 관리를 국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정하고 있을 정도다. 나일강을 함께 쓰는 중동 8개국간 물분쟁은 7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전쟁직전까지 갔다. 현재도 물을 둘러싼 크고 작은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물 수요량의 98%를 나일강에서 조달하고 있는 이집트는 지리적으로 하류에 위치해 있어 상류지역의 국가들이 댐을 쌓아 공급량을 줄이면 국가 존립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다. 유프라티스강 개발문제를 둘러싼 터키와 시리아·이라크간의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터키가 최근 초대형 댐건설계획을 마련하면서 『아랍국가들이 석유를 무기화할 경우 물을 무기화하겠다』고 선언해 시리아·이라크 등 주변국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두나라 이상의 영토를 흐르는 강이 214개나 되며, 약 50개국이 걸쳐 있는 「다국적강」유역에는 세계인구의 35~40%가 살고 있다. 이같은 강은 물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 셈이다. ◇물분쟁,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지난 91년에 시작된 위천공단 건설논란이 대표적이다. 대구시가 염색업체를 위한 위천공단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표면화된 이 문제는 낙동강 하류지역인 부산·경남지역 주민들이 수질오염을 우려해 건설자체를 강력히 반대하면서 8년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상수원보호와 수질보전부담금을 둘러싼 서울·경기·강원간의 갈등도 여전하다. ◇안심할 수 없는 물수급상황=94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물 공급능력은 연간 324억톤에 이르고 있다. 반면 수요량은 301억톤에 그쳐 약 23억톤(용수예비율 7.7%)의 여유량이 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 물부족 현상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생활 수준향상과 도시화·산업화의 진전으로 용수수요가 연평균 1.2%증가할 것으로 건설교통부는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1년에는 수요량이 66억톤이 늘어난 367억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용담·남강댐 등 6개 댐을 2001년까지 계획대로 완공하더라도 2004년부터 균형점이 무너지고 2011년에는 20억톤의 용수부족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건교부는 우려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용수예비율이 2~3%이하로 떨어지면 전국적인 물부족 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공사중인 6개댐을 2001년까지 예정대로 완공해도 용수예비율이 2%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고 우려했다. ◇수자원 대책=정부의 수자원 대책은 2000년 이후 물부족 현상을 염두에 두고 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확대와 수요관리 등 양동작전을 마련하고 있다. 수자원장기종합계획(97~2011년)에 따르면 용담댐 등 6개댐을 2001년까지 차질없이 건설하고 51억톤의 수자원 추가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용수예비율을 8.5%로, 전체 용수공급량 가운데 댐공급비율을 39%에서 50%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또 광역상수도와 공업용수를 지속적으로 건설해 40~50개 지역에 물을 추가로 공급해 2011년까지 광역용수비율을 44.5%에서 6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수요관리측면에서는 2001년까지 물값을 생산원가 대비 100%로 현실화해 물의 과소비를 억제키로 했다. 이밖에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재활용이 가능한 중수도보급확대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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