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새 중동정책 "역풍 맞나"

이스라엘은 반발하고… 파키스탄은 멀어지고<br>네탸냐후, 오바마에 반박성명<br>中 "지금이 영향력 확대 기회"<br>파키스탄에 전투기 추가 제공

중국이 파키스탄에 추가 제공하는 'JF-17 전투기'

美 중동정책에 이스라엘 반발, 중국은 파키스탄에 전투기 판매 오사마 빈 라덴 사살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 중동정책 발표 등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잇단 행보로 이 지역 정세에 심상치 않은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바마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새 중동정책에 대해 이스라엘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건국 이래 깊은 유대관계를 이어 오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간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선은 1967년 당시 경계에 근거해야 한다"며 "양측이 서로 영토를 양보함으로서 안정적인 국경선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과의 재협상의 필요성만을 강조해 오던 기존 미국 정부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연설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의 존립은 이스라엘의 실체를 희생해서 얻어질 수 없다"며 1967년 경계는 "옹호할 여지가 없다(indefensible)"고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그는 "2004년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했던 약속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재확인해줄 것을 기대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 선회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지난 2004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경계를 넘어 주요 정착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국경분쟁이 이어지는 인도-파키스탄간 대립이 한창인 지역에서도 미국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WSJ는 중국이 파키스탄에 차세대전투기 'JF-17' 50대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파키스탄과 거리를 두는 사이 중국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대테러 전쟁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인 파키스탄에 대해 거액을 지원하며 동맹관계를 이어 왔지만 최근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빈 라덴 사살 이후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의 빈 라덴 은닉 혐의를, 파키스탄은 미국의 주권침해를 각각 주장하며 동맹관계에 균열이 간 상태다. WSJ은 중국이 빈 라덴 사후 파키스탄에 대한 경제적ㆍ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함으로써 인도를 견제하려 하고 있다며, 파키스탄은 JF-17보다 첨단화된 중국의 FC-20 전투기 구입 계획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JF -17 전투기 매입은 노후화한 미국의 F-16과 프랑스 미라지 전투기를 교체하려는 파키스탄측의 주요 전략이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F-16기 공급을 지연시키는 한편, 중국에 대한 대항마로서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인도에 대해 미국산 F-16기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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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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