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 ‘아시아 신4룡’ 위협

◎값싼 노동력 바탕 신발·의류 등 생산/태·말련·비·인니수출시장 급속잠식『불을 뿜는 용이 주변의 새끼 호랑이들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12억의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이 값싼 노동력 등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으로 동남아시아의 신흥 4용인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경제에 심대한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을 빗댄 말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 「중국이 포효한다」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개혁과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 값싼 임금에 따른 수출주도형의 경제를 가속화, 한발 앞서 비슷한 길을 걸어왔던 동남아 신흥 4룡의 몫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90년대 들어 세계 최고성장을 구가해왔던 신흥 4룡은 과거 한국, 홍콩 등 아시아의 4룡처럼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업종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15전대에서 강택민 주석이 30만여개에 이르는 국영기업을 전면 사유화하는 등 등소평 사후 경제개혁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동남아는 경상적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무분별하게 도입된 외국자본으로 형성된 부동산거품이 빠지면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신발, 의류 등 전통적인 산업뿐 아니라 이미 개인용 컴퓨터(PC)등 기초 전자산업에서 세계 최대수출 대국으로 자리잡았다. 세계 신발조립의 40%가 이뤄지고 있고 PC수출은 3년안에 7백9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일본 수출량과 맞먹는 수준. 올 전반기 수출증가는 무려 26%를 나타냈다. 이같은 중국의 무차별 공격으로 동남아 전통 수출산업은 고사당하고 있다. 태국 섬유업체인 듀러블 텍스타일은 현재 태국내 공장에서 3백개 품목의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중국산 수출품에 밀려 올해 말까지 50개 품목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나이키 브랜드의 신발을 매달 백만켤레 생산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아스트라 풋웨어사의 종업원(1만8천명) 하루 임금은 3달러. 그러나 중국 노동자는 똑같은 일에 1달러를 받고 일하고 있어 언제 문을 닫을 지 모르는 상황이다.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들고 있는 일본 마쓰시타(송하)전기는 지역생산거점을 태국에서 중국으로 옮길 계획이다. 마쓰시타는 금세기말까지 중국에서 33억달러의 전자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도 중국에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연구기술인력은 현재 1천9백만명. 대만의 컴퓨터업체인 에이서는 『중국의 컴퓨터산업은 매년 80%씩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타임은 동남아가 과거처럼 값싼 노동력, 높은 저축률, 외자도입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의 경제를 고집해 나간다면 신흥 4룡은 거대 경제대국 중국경제에 침몰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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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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