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인하폭 싸고 고심/지준율 인하 은행권 반응

◎총액대출한도 축소로 「조정여력」 줄어/생산성 향상·예산 감축 등으로 만회 계획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지급준비금률 인하방식에 대해 은행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상과 어긋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준 감소액 전액이 총액대출한도 축소로 흡수돼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지준율 인하에 따른 은행권의 금리인하 가능폭은 0.12∼0.15%수준. 여기에 은행들의 고민이 있다. 이 정도의 금리인하폭으로 당국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지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은행들은 금리 인하폭을 이보다 더 크게 정하기로 했다. 금리인하 여력은 0.15%인 조흥은행은 우대금리 인하폭을 0.25%로 결정했다. 초과분 0.1%를 벌충하기 위해 조흥은행은 내년도 예산을 1백억원 감축할 계획이다. 한일은행도 마찬가지 선택을 했다. 아직까지 금리 인하폭을 결정하지 못한 은행들도 이같은 수준에서 인하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송달호부행장은 『지준율 인하 효과로 0.15%, 내부생산성 향상을 통해 0.1%, 전체적으로 우대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발은행 관계자들은 『인하여력은 없지만 분위기를 감안할 때 따라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은행들의 금리인하가 지준율 인하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신탁부문 및 수신금리 인하로까지 확산될지가 관심거리다. 조흥은행 위성복상무는 『은행권의 금리인하가 제2금융권까지 확산되고 시중금리도 떨어질 경우 수신금리와 신탁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금리인하가 신탁대출과 수신까지 확산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금리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금업계는 통화당국이 지준율 인하효과의 확산을 위해 보다 신축적인 통화관리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금사 관계자들은 『지준율 인하가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미미하겠지만 금리하락 기대감이 현실화될 경우 실세금리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회사채, 기업어음(CP), 콜금리 순으로 하락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은행들은 지준율 인하로 줄어든 현금보유한도의 증액을 한국은행에 건의할 예정이다. 지준율 인하에 따라 지준부담이 감소됐지만 지준액의 25%까지 허용되는 현금보유한도도 덩달아 줄어 현금부족사태가 예상된다는 것. 신한은행 홍성균이사는 『현금자동지급기 등의 보급 확대로 현금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현금보유한도 확대가 절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권홍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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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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