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특혜성 외화대출 「애물단지」전락’/환율급등으로 원리금‘눈덩이’

◎원화대출보다 오히려 불리해져국내외 금리차를 보전해주기 위해 낮은 금리로 기업에 지원되는 외화대출의 효과가 환율급등으로 인해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기업의 경우 환리스크에 대한 위험분산(리스트헤지)을 전혀 하지 않아 국내에서 조달한 것보다도 원리금부담이 더 커진 경우도 있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통상 리보(런던 은행간 대출금리)에 1%포인트 가량을 더한 수준으로 기업에 공급되는 외화대출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최근의 환율급등 여파로 원화대출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94년말에 1천만달러 규모의 외화대출(금리 리보+1%포인트)을 받고 리스크헤지를 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당시 같은 규모의 원화대출(금리 연11%)을 받았을 때보다 30일 현재 원리금 상환부담이 2천5백만원 가량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를 차입하는 대부분의 기업 경영자들이 선물환거래를 투기적 목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외화차입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외화대출을 받은 기업이 리스크헤지를 한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당초 내외금리차를 감안, 시설재수입자금이나 국산기계 수입자금 등 기업이 해외로부터 자본재수입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 도입한 외화대출제도가 그 특혜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기적 행태와 헤지개념에 대한 무지로 오히려 화를 자초하게 됐다. 최근의 경상수지 적자추이 및 달러화 강세현상을 감안할 때 선물환 등을 통한 리스크헤지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외화대출의 장점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기업자금조달 원활화방안을 새롭게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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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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