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LG·동양 등 데이콤의 주요 주주사들은 30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일본 NTT 외자 유치건을 조건부로 승인했다.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대주주들은 데이콤이 지난해말부터 NTT로부터 들여오려던 2억5,000만달러 규모(지분 20%)의 외자 유치건과 관련, 『협상 당시 합의된 주가(6만원)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현 시세(7만8,000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재협상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주주사들은 『협상 당시 합의한 해외 전환사채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만큼 이를 현시가보다 높게 받고 해외 전환사채(CB) 전환시기도 조정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주주사들은 데이콤 주가를 10만~15만원으로 높여 NTT측과 재협상할 것을 경영진에게 요구했다.
주주사들은 또 전환사채 전환시기도 발행 즉시는 문제가 있어 이를 조정해줄 것을 조건으로 내세워 결국 관철시켰다.
데이콤 경영진은 이에 따라 NTT측과 전환사채 발행가격, 전환시기에 대해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NTT측이 새로운 조건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데이콤의 외자유치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조건부 승인」은 NTT가 수용하기 더 어려워진 조건 아래 사실상 「재협상」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데이콤의 외자유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근 반도체 빅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면서 데이콤의 경영권 향방이 빅딜의 성사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데이콤의 NTT 외자유치까지 겹쳐 그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이콤은 지난해말부터 외자유치를 추진, 지난 2월 이사회와 주요 주주 간담회를 통해 이를 관철시키려 했으나 LG·현대 등 주주사들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류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