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가 기술 종주국… 지구촌 호령/CDMA 200만명 돌파

◎「CDMA」 반도체이후 최고의 수출산업 부상CDMA 관련 시장은 성공여부 조차 불투명한 상태에서 시작, 불과 1년 남짓만에 장비와 단말기를 합쳐 4조원에 육박하는 거대한 시장을 이루었다. 국내 산업사에 일찍이 없었던 엄청난 「대폭발」이었다. CDMA시장은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채택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수출가능성도 무한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쾌속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CDMA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종주국으로 인정받는 역사상 유일한 분야가 되고 있다. 또 반도체 이후 가장 각광받는 수출 효자 산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단말기 부문에서만 4억4천만달러어치가 수출 됐고 올해는 기하급수로 증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국내 CDMA 서비스 업체들과 장비 및 단말기 생산업체들의 현황과 전망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서비스 업체들/“너무 값비싼 모험” 주변우려 가볍게 일축/CDMA후진국에 우리기술 당당히 전수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맥슨. 지난 93년 이들이 당시 생소한 미국 퀄컴사로부터 처음 CDMA기술을 들여왔을 때 국내외에서는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첨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괜히 돈만 낭비한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이들의 모험은 보기좋게 성공했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세계 통신기술의 선두주자로 나서는 순간이었다. 이제 이들은 우리나라 CDMA 군단의 하드웨어를 책임지는 주역으로 성장했다. 또한 더이상 국내에서의 성공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의 진정한 승자를 바라보고 있다.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러 등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가 이들의 꿈이다. 앞으로 10년이 그 꿈을 실현할 시간이다. 디지털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제 국내 경쟁보다는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앞다퉈 CDMA를 국가 이동통신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미국, 중국, 동남아, 남미가 삼성전자의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은 우선 70%를 넘지 못하는 국산화율을 2000년까지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CDMA 휴대폰 대량 수출 시대에 대비해 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한편 자동화비율도 높일 방침이다. LG정보통신도 더이상 국내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해외마케팅을 강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독자기술로 개발한 디지털 교환기 STAREX­CMX를 세계화 품목으로 육성해 장비시장에도 함께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현재 기업내에서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정보통신부문 비중을 오는 2000년까지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CDMA와 글로벌스타 프로젝트 등 위성휴대통신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현대전자는 최근 미국의 교환기 업체인 플렉시스사와 제휴해 소용량 PCS교환기를 공동 생산하는 등 그동안 다소 뒤처졌던 교환기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올해를 「CDMA시스템 수출 원년」으로 정하고 앞으로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대한 해외수출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위성휴대통신 분야에서는 다른 업체보다 앞서 있다고 보고 글로벌스타 사업을 이용해 한국의 CDMA기술을 세계에 보여줄 계획이다. 맥슨은 시스템보다는 휴대폰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다른 업체에 비해 광고 등 홍보활동이 약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얼마전 개인택시용 공중전화에 디지털 휴대폰을 공급하는 등 만만찮은 저력을 보이고 있다.<김상연> ◎서비스 업체들/1년새 시장규모 4조원 육박 가능성 입증/9월께 PCS업체까지 가세 불꽃경쟁 예상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과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PCS 사업자들은 국내 CDMA 서비스 군단의 대표 주자들이다. 「터줏대감」격인 이동통신업체들과 「신예 주자」격인 PCS 업체들은 상호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 기술의 성공가능성을 입증해야 할 공동의 운명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의 사업 성공은 단순히 개별업체의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지난해 감정싸움까지 벌일 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1년 남짓만에 디지털 이동통신 가입자를 2백만명이나 확보 함으로써 세계적으로 CDMA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시켰다. 이들은 올해 각각 1백80만명과 1백만명을 추가로 가입시켜 연말까지 총 3백70만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당장 올해 연말부터 PCS 업체들과 또다시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PCS업체들은 가격인하, 서비스 품질개선 등 갖은 노력을 다해 조금이라도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누리는 「과실」을 자연스럽게 얻을 것이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PCS업체들이 사업에 나서기 전에 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대리점에 대한 지원을 통해 단말기 할인을 계속하고 있는가 하면 「말로 거는 휴대폰」서비스의 실시, 신용카드 업체와의 제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올해 안에 추가로 통화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PCS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게 추진될 전망이다. 우선 이들은 서비스 개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간이 지체하면 할수록 이동통신업체들에게 가입자를 더 많이 빼앗길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PCS가 각각 당초 보다 한달 가량 앞당긴 9월1일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며 LG텔레콤은 이보다도 한 달 앞당긴 8월1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공동광고를 통해 예상 가입자들에게 「조금만 참아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은근히 이동통신 서비스의 통화품질이 나쁜 점을 부각 시키고 있기도 하다. 또 다음달부터 예약 가입자를 받아 3업체는 모두 95만명을 미리 확보 한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PCS 업체들이 서비스에 들어가는 앞으로 2∼3개월 동안은 가입자 확보를 둘러싸고 이동통신업체와 PCS업체 사이에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백재현> ◎우리도 CDMA 한다/“노다지산업 빠질 수 없다”/기술장벽·투자비부담 불구/해태·유양정보 등 속속 채비 「디지털 휴대폰 서비스 1년 5개월만에 가입자 2백만명 돌파」 「오는 2000년 PCS 예상 가입자 6백70만명」 CDMA 관련 산업의 호황을 예측하는 지표들이다. 이같이 폭발적인 활황이 예상되자 이 분야 시장참여를 추진하는 국내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의 주요 참여 부문은 단말기 시장. 교환기를 비롯한 시스템 시장은 기술장벽이 높은데다 투자비가 엄청나게 들기 때문이다. 올해 CDMA 시장은 단말기 부문이 PCS와 휴대폰을 합해 약 1조원, 시스템 시장이 약 2조5천억원으로 3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CDMA 방식을 채택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무한한 수출시장이 열려 있다는 점도 업체들의 시장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휴대폰 수출실적은 4억4천만달러. 내년부터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PCS단말기도 수출될 것으로 보여 CDMA단말기는 우리나라 무역역조를 개선하는 효자 품목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해태전자는 이달 초 미국 퀄컴사로부터 CDMA 방식의 PCS 단말기 기술을 도입, 생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국내에 퀄컴의 CDMA기술을 도입한 회사는 기존 삼성, 현대, LG, 맥슨 등과 함께 5사 체제가 되었다. 해태는 올해안에 제품을 생산해 우선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앞으로 수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다양한 거래선을 물색중이다. 무선호출기 제조업체인 팬택도 올해안에 PCS단말기를 생산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퀄컴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김포의 단말기 생산공장에 별도로 PCS단말기 생산라인을 구축중이다. 이밖에 텔슨, 유양정보통신 등도 PCS단말기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의 시장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은 퀄컴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 CDMA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퀄컴은 3백만달러∼5백만달러에 달하는 기술료를 국내 업체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이 중견·중소업체들인 참여 추진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퀄컴은 휴대폰에 이어 PCS단말기까지 직접 생산을 추진하면서 기술판매를 꺼리고 있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추진중인 이동통신 규격통일안이 이달안에 확정되면 지금까지 퀄컴으로부터 기술도입시 ETRI(한국전자통신신연구원)의 승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되어 있던 제도가 사라지게 돼 업체들의 기술도입 추진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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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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