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창업열기 살리자면

24일 오후 서울 동국대 캠퍼스에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들었다. 이들은 중소기업청 등에서 주최하는 '기업가정신 로드쇼'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업노하우를 전수받고 창업구상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날 창업경진대회나 창업골든벨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저마다 톡톡 튀는 사업 아이디어를 쏟아냈으며 김태욱 아이웨딩네트웍스 대표 등 선배기업가들이 전하는 성공스토리와 창업지원책을 하나라도 빠뜨릴까 열심히 듣고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최 측도 젊은이들의 열기를 의식해 "오늘은 대한민국이 산업강국으로 부상하는 태동의 시기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나 전문직, 대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에만 취업하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도전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요즘 세태는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하지 못한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낳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후 40년 만에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떠올랐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찾지 못한 채 급속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젊은이들의 열정은 우리 경제에 대한 일반의 판단이 단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스마트폰ㆍ소셜네트워크 혁명 등으로 촉발된 청년창업의 열기를 어떻게 실질적인 벤처 창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행히 최근 벤처 1세대 기업인들은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설립하고 창업열기를 활성화하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으며 정부도 청년창업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는 등 창업 붐을 조성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활발하다. 이 같은 지원책이 당장 실업률을 낮추거나 선심성 정책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 모처럼 찾아온 창업열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