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기경쟁력·산업디자인 관계」 좌담 지상중계

◎“포장보다 효율 우선한 디자인 바람직”/차별화·아이디어 개발 틈새시장 공략을/무모한 수출 앞서 대기업 역할분담 먼저/전시장 특화·디자이너 연계루트도 시급「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산업디자인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공동 주최하는 96중소기업산업디자인 신상품박람회가 24일부터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특집좌담회가 KIDP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좌담회에는 공인디자인전문회사인 IDN 주송 사장, 한국주재일본종합무역상사 수출책임자인 스미토모상사(주) 곽원식 부장, 이제혁 삼성물산과장이 참석했으며 이명용 KIDP기업지도본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사회=최근들어 산업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산업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국내 기업들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죠. 특히 중소기업들이 디자인에 전혀 무관심했습니다. 산업디자인을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주송 사장=이제는 중소기업들도 산업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식은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제품을 예쁘게 한다기보다는 효율적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예컨대 해외에 수출하는 상품의 제품 크기가 컨테이너에 몇 개 들어갈 수 있느냐를 위주로 결정되지, 디자인을 생각해서 결정되지는 않는다는게 현실입니다. 중소기업은 차별화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수출자체보다 틈새시장을 노린 독특한 아이디어개발이 시급하고 대기업과 같은 방법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국제적이라는 말도 있으나 현실은 가장 효율적인 제품개발이 중요합니다. 국내에서 파악하는 외국사정은 아무래도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습니다. 상품디자인을 외국에 용역을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곽원식 부장=저는 전시회와 관련된 얘기를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은 해외수출에 있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어떻게 외국에 알리느냐가 관건입니다. 해외에 나가보면 전시장이 특화되어 나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해외 전시장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장점은 우선 교통편이 좋다는 것입니다. 사실 전시장이 시내 한 복판에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외곽이라도 공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내의 경우 KOEX밖에 없습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없이 모두가 이곳에서 전시되죠. 그러나 중소기업들에는 전시비용이 너무 비쌉니다. 마지못해 참석하는 중소기업들도 부지기수죠. 중소기업들이 값싸게 전시할 수 있고 외국바이어들이 북적이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또 국내에서 백화점이라든지 양판점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애정을 가져줘야 합니다. 요즘 백화점에 가보면 외국상품, 대기업상품코너만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중소기업 제품은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백화점에서도 중소기업 전문코너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안심하고 중소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혁 삼성물산과장=해외수출만이 살길이라고 무작정 덤비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참 무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일단 내수기반을 탄탄히 다져놓은 뒤 생각해 볼 일입니다. 또 중소기업이 상품개발부터 아이디어 디자인 설계 상품화 판로개척까지 모두 맡아하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중소기업 혹은 대기업과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예컨대 해외마케팅은 대기업에 맡기는 식이죠. ▲사회=지난 94년동안 산업디자인지도사업을 해 본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을 하는 기업인들이 산업디자인투자에는 정말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디자인만 잘 됐다고 반드시 히트상품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주송 사장=주지의 사실입니다. 산업디자인에 대한 투자에 인색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이 자사 브랜드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 조직운영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전략은 사실 시간 싸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중복되어 불필요한 조직을 너무 많이 갖고 있습니다. 엉성한 조직 난립은 경쟁력 차원에서도 옳지 않습니다. 이점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분업관계가 이상적입니다. 또 정부도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해줘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자금융자차원이 아니라 국민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합니다. 정보에 어두운 중소기업들의 산업디자인 개발을 돕기위해서는 전문디자이너와 업계간의 연계루트를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곽원식 부장=디자인과는 조금 동 떨어진 얘기입니다만 국내 중소기업들이 너무 자사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모두 처음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성공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OEM을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 실적이 쌓이게 됩니다. 돈이 드는 광고보다 브랜드이미지가 높은 해외 기업에 납품하면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납품하면서 돈주고 살 수 없는 기술, 품질지도등 무형의 노하우도 얻을 수 있죠. ▲이제혁 과장=기업들이 너무 대히트상품에만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한 개의 대히트제품보다 다양한 히트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길입니다. 특정제품으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죠. 한국적인 이미지를 가미해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산업디자인을 상품에 응용하면 금상첨화이겠고요. ▲사회=산업디자인은 중소기업의 경쟁력갖추기에 있어 빠져서는 안될 필수적 요소라는 점을 보다 많은 기업들이 실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좌담회가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보탬을 주었으면 바랄 게 없겠지요. 오랜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정리=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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