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미술을 잇는 북한미술전이 1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백상 기념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서울경제신문사 주최 미국 새스코화랑 주관으로 열리는 북한미술전은 오는 3월4일까지 이어지는데, 북한의 대표적 조선화가인 선우 영을 비롯해 송찬형 리맥림 김장한 최제남 표세종 오영성 등 일곱 작가의 최신작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강인덕 통일부장관,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등 정부 관련부처 장관을 비롯해 박석원 한국미술협회이사장등 미술계 인사 다수가 참석, 오늘의 북한 미술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또 송달호 국민은행장, 신복영 서울은행장, 유시열 제일은행장, 안공혁 국민투자신탁 회장등 금융계 인사들과 이영일 현대 PR본부장(부사장)등 재계인사들도 대거참석해 남북문화교류의 현장에 큰성원을 보냈다.
이밖에 많은 일반 관람객과 보도잔이 찾아와 북한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북한미술은 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 조금씩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회처럼 북한화가들로부터 작품을 직접 구입해 일반에 선보이기는 처음이기 때문인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과거에는 외화벌이를 위해 급조한 작품들과 심지어는 유명작가의 모작들이 일반인들의 호기심에 영합해 들어온 경우도 있었다.
전시를 주관한 신동훈 새스코화랑 대표는 『지난 88년부터 북한을 수시로 드나들며 북한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를 가져왔다』면서 『북한미술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인물화를 주로 소개한다. 리맥림(72·공훈예술가), 월북화가 김장한(71·공훈예술가), 최제남(65·평양미술대 교수)의 인물화는 사실주의적 화풍의 초상화 형식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고 있으며, 송찬형(69·공훈예술가)의 그림에서는 노동의 신성함을 강조한 주제화로 볼 수 있다. 북한 인물화는 뛰어난 사실묘사력과 소박한 정감을 장점으로 하고 있다.
풍경화만을 내놓은 표세종(70·공훈예술가)의 작품은 세밀한 필치의 묘사력이 돋보이며 조심스런 관찰력과 지적인 시각이 엿보인다. 선우 영(53·인민예술가)은 일본에서 열리는 「통일미술전」을 통해 국내에도 지명도가 높은 작가. 세필로 치밀하게 그려낸 독특한 바위 묘사기법이 눈길을 끈다. 화조화를 출품한 오영성(35)은 밝고 화사한 색감과 간결한 구성능력이 가능성을 보게 한다. 【이용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