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가계 정부가 안고 있는 빚이 경제규모의 2.7배에 달해 미국 등 선진국 보다 능력에 비해 훨씬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이 15일 자금순환표를 토대로 각 경제 주체가 안고 있는 금전적 채무를 분석한 결과, 명목 GNP(국민총생산) 대비 우리나라 총부채 비율이 지난 95년말 2.2배, 97년말 2.7배, 98년 9월말 2.8배 등으로 각각 나왔다.
97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부채비율 2.7배는 일본의 3.68배 보다는 낮지만 미국의 2.36배 보다는 높아 경제규모에 비해 빚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부채는 명목 GNP의 1.90배로 일본(1.94배)과는 비슷하지만 미국(0.96배) 보다는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계는 한국(0.72배), 미국(0.71배), 일본(0.75배) 등과 비슷했고 정부부채는 우리나라가 0.11배로 미국(0.69배)과 일본(0.99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은은 우리 기업이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어 부채축소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정부부채도 급증하고 있어 정부의 자금조달 증가로 인한 민간부문의 자금조달 위축과 시장금리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 가계 정부가 지고 있는 총부채는 98년 9월말 현재 1,149조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97년말의 1,129조원보다 1.8% 늘었다.
부문별로는 기업이 97년말 789조원에서 98년 9월말 814조원으로 늘었는데 은행·비은행차입 및 해외차입은 3조6,000억원, 11조5,000억원씩 줄어든 반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은 각각 31조7,000억원, 4조8,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기업이 자금조달원을 은행권에서 직접금융시장으로 옮긴 때문이다.
정부도 금융·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국채 발행과 공공차관 도입 등으로 총부채가 97년말 현재 41조원에서 98년 9월말 현재 58조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비해 가계는 외환위기로 소득이 줄어들자 부채상환에 적극 나서 98년 9월말 현재 총부채가 276조원으로 97년말의 297조원보다 크게 줄었다. 【권홍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