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하 이 홀!] 인천 스카이72 오션 코스 18번홀

버디 잡고 최나연처럼 세리머니 해볼까<br>니클라우스 설계한 악명높은 코스… 웬만한 장타자 2온 성공 어려워<br>그린 주변 벙커 많고 오른쪽엔 호수… 12번홀 서해 경관 뛰어난 185m 파3



인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스카이72GC는 어지간한 골퍼라면 한 번 이상 방문해봤을 익숙한 골프장이다. 인천공항에 인접해 목이 좋고 72홀(하늘ㆍ레이크ㆍ클래식ㆍ오션 코스)이나 갖춰 골퍼들의 다양한 코스 취향을 만족시킨다. 2005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체 내장객이 129만1,204명(자체 집계)에 이른다.


이 중 93.4%인 120만5,071명이 남자일 정도로 남자 골퍼의 선호도가 유독 높은 골프장이기도 하다. 오션 코스는 특히 어렵기로 악명 높아 '골프 좀 친다'는 골퍼와 스코어에 관계없이 도전 정신이 강한 골퍼들이 애용하는 코스다. 잭 니클라우스가 만든 골프 코스 설계 회사 '니클라우스 디자인'이 설계한 코스로 이 골프장 코스 가운데 전장(6,652mㆍ7,275야드)도 가장 길다. 오션코스는 대부분의 홀에 길이도 긴 벙커가 지뢰밭처럼 무수히 도사리고 있고 파3홀도 거의 다 200야드 안팎이다. 이렇다 보니 개장 초기인 2006년에는 핸디캡 18(파72 기준으로 90타) 이하인 골퍼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별도 규정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 코스 블랙 티(홀까지의 거리가 가장 먼 티)를 기준으로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면 1년간 그린피를 면제해주는 '오션 블랙티 챌린지' 이벤트도 있었다. 하지만 면제 혜택을 받은 대상자는 3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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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도를 본뜬 오션 코스는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인 하나ㆍ외환 챔피언십(올해는 10월18~20일 개최)의 대회장이기도 하다. 코스를 설계할 때부터 대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만든 토너먼트 코스다. TV 중계를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특히 18번홀(파5ㆍ핸디캡 11번홀)에 섰을 때 묘한 기분이 들 법하다. 역대 우승자인 최나연과 청야니, 수잔 페테르센이 느꼈을 챔피언 퍼트의 짜릿함이 그대로 전해올 것 같다. 물론 오른쪽에 거대한 워터해저드를 품고 있는 그린에 정규 타수 만에 진입하는 것이 먼저다. 프로 중에서도 장타에 자신 있는 페테르센 같은 선수는 우드로 2온에 성공하지만 아마추어라면 3온도 쉽지 않다. 내리막으로 조성돼 있어 티샷은 페어웨이 입구에 있는 크리크(creekㆍ개울)를 넘기기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두 번째 샷이다. 방향이 조금만 어긋나도 오른쪽의 워터해저드에 빠지기 십상이고 페어웨이 왼쪽엔 벙커 두 개가 줄을 서 있다. 그린에도 왼쪽과 위아래로 벙커가 둘러싸고 있다. 이런 난관들을 뚫고 파 이상을 적어낸다면 최나연처럼 세리머니를 해도 좋다. 참고로 이 홀의 아마추어 평균 타수는 6타, 보기다.

오션 코스 12번홀(파3)도 재미있다. 그린 너머로 보이는 서해의 경관엔 장봉도 등 여러 섬들이 시야에 들어와 탄성을 자아내지만 반대로 코스 왼편은 바위 벽이 점령하고 있다. 바다를 보며 청량감에 빠져 있다가도 눈앞의 바위 벽이 주는 심리적 중압감에 숨이 턱 막힌다. 이 홀은 오션 코스에서 가장 긴 파3 홀이기도 하다. 화이트 티에서도 185m, 야드로 치면 202야드가 넘는다. 게다가 맞바람도 태풍 수준이라 어느 클럽을 들어야 할지 오랜 고민에 빠지게 되는 홀이다. 한 캐디는 "어떤 날은 두 클럽 이상을 길게 잡아야 할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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