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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Classic]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말하다



'이 분야에 대해 알려면 이 책은 꼭 읽는 게 좋겠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분야별 고전을 소개하는 '북클래식' 코너가 격주 수요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주 독자층을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잡아 비교적 쉬운 책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책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정구현 교수가 경영 분야에서 '제2의 기계시대(The Second Machine Age·청림출판)'를 추천했다. 정 교수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아 연세대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은 후 삼성경제연구소장, 한국경영학회장을 거쳐 현재 KAIST 초빙교수, 자유경제원 이사장으로 있다. 그는 "기술 변화가 10~15년 내에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현재 읽고 있는 중인데 아주 재미있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최근 펼쳐지고 있는 기술 발전들은 눈부신 기계시대의 준비 운동단계에 불과합니다. 기계시대로 더 깊숙이 진입할수록 우리는 경이로운 기술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정보시스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매사추세츠공대(MIT) 디지털비즈니스센터의 에릭 브니뇰프슨과 같은 센터의 앤드루 맥아피 교수는 증기기관의 산업혁명시대를 제1 기계시대, 디지털로 변화되는 이후 시대를 제2 기계시대로 보고 엄청난 변화로 소용돌이칠 제2 기계시대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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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자동차는 사람보다 뛰어난 운전 솜씨를 선보이고 컴퓨터는 체스나 퀴즈쇼에서 사람을 이긴다.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망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은 머지않아 의사보다 질병을 더 정확히 진단할 것이고 엄청난 자료 집합으로 유통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저자들은 무수한 기계 지능들과 상호 연결된 수십억개의 인간 뇌가 서로 협력해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노동이 이뤄지는 방식도 재편할 것이라고 본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적 능력을 강화했다면 디지털은 정신적 능력을 강화해 스마트한 세계를 이뤄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으로 부와 소득은 사상 유례없는 양상으로 양극화한다고 본다. 사고를 요하지 않은 단순 반복적인 일들이 빠르게 자동화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은 준다. 사회는 풍요로워지지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나오는 수익 대부분은 소수의 사람이 독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해결책도 여전히 기술 발전에 있다고 주장한다. 소득 격차를 줄이고 기계와 함께 달리는 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바람직한 경이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한다. 저자들은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영역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인간 혼자 일하기보다는 기계와 협력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가치 있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개념을 생각해내는 일, 감각기관과 뇌를 활용해 큰틀에서 패턴을 파악하는 일, 복잡한 의사소통을 능숙하게 해내는 일을 꼽는다.


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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