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까지… 한국, 정말 충격적이다
원전 이어 화력발전도 보고지연중부발전 늑장보고
김영필기자susopa@sed.co.kr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국내 최대 석탄 발전소인 보령 화력발전소의 화재 사고를 TV 뉴스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로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부발전의 ‘늑장보고’에 주무 부처 장관은 화재 발생 약 9시간이 지난 뒤인 16일 오전7시50분께 정식보고를 받았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은폐 사건이 있은 지 얼마 안 돼 또 다시 보고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16일 지경부에 따르면 홍 장관은 15일 밤10시35분쯤 발생한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사건을 뉴스 보도채널인 YTN을 통해 먼저 접했다.
YTN은 16일 0시를 전후해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를 방송했다. 국내 발전소 운영과 전력수급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내부 보고 전 TV 방송으로 상황을 인지한 셈이다.
당초 중부발전은 15일 밤10시40분 지경부 상황실에 보령 화력발전소의 가동중지를 알렸다. 다만 왜 정지됐는지는 통보하지 않았다. 중부발전 측은 16일 오전1시43분이 돼서야 보령 화력발전소에 불이 났으며 이를 진화했다고 뒤늦게 보고했다. 중간보고는 없었다.
이마저도 거짓이었다. 잡힌 줄 알았던 불길이 다시 번져 16일 오전10시께에야 최종적으로 진화가 완료됐기 때문이다.
결국 홍 장관은 사태가 거의 다 마무리된 후인 16일 오전7시50분께가 돼서야 사태의 전모를 파악했다. 당시 홍 장관은 물가관계장관회의 참석을 준비 중이었다.
지경부의 관계자는 “담당 부서 직원들이 밤새 근무하며 상황을 관리하고 있었고 전력 수급상황에 문제가 없었다”며 “새벽에 일어난 일이라 날이 밝는 대로 보고했다”고 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고리원자력발전소 정전사고의 진상과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무엇보다 고리원전사고가 즉각 보고되지 않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