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단체 과잉규제 호소 무겁게 받아들여야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5단체 부회장단이 26일 긴급 회동을 갖고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종 규제 입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기업 정서에 편승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과잉규제들이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호소다. 경제5단체는 공동성명에서 "(몇몇 규제들은) 단순한 포퓰리즘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은 임원 보수 공개와 대체휴무제 등 모두 20개 규제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경제단체들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안 문제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경제단체들의 호소는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엄살로 치부하기 어렵다. 문제의 20개 규제 하나하나가 기업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목구멍에 가시 같은 규제도 더러 있다. 대내외적 리스크 요인들이 겹겹이 쌓인 경제상황에서 정도를 벗어난 과잉규제가 몰아치니 이대로 가다가는 기업의 존폐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의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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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관련 법안은 어디까지나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대기업 총수 지분이 많다고 해서 내부거래를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간주하고 그 부당성에 대한 입증 책임을 해당 기업에 지우는 것은 과도하다 못해 위헌 논란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식의 기업 옥죄기가 현실화한다면 손톱 밑 가시 규제를 몇 개 뽑는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정년연장법안은 임금피크제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같은 기업부담 완화 조치를 병행하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소지가 다분하다. 대체휴무일 같은 것들은 당장 처리해야 할 정도의 시급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경제주체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도 우리 경제의 진로를 가로막은 리스크 요인들을 극복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활동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경제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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