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또 다시 휘청거렸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에 비추어 기준금리가 연내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강세를 보이던 국고채 금리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급등한 2.57%를 기록했다. 지난달 5일 2.44%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던 3년물 수익률이 불과 4거래일만에 0.13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0.09포인트, 0.07포인트 오른 2.67%, 2.86%에 마감했다. 30년물 국고채 수익률과 AA-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수익률도 전날보다 각각 0.05포인트, 0.09포인트나 오르는 등 이날 일제히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다. 국채선물 6월물도 48틱 하락한 106.63으로 마감했다. 기관이 2만1,291계약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2만2,579계약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은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2.75%로 6개월 째 동결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과 기조를 맞추기 위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는 놔두고 총액대출한도를 3조원 확대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자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연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채권 금리도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예상보다 높게 본 만큼 ‘연내 한차례 금리 인하’에서 ‘연내 동결’로 기준금리 전망을 변경한다”며 “채권수익률도 점점 상승하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이에 근거한 트레이딩 전략을 펼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손절성 매물이 나오면서 단기물 금리들이 기준금리를 다시 웃도는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개월 관점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2.65~2.70%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