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국민행복시대와 건설업 부활


바야흐로 '국민 행복시대'의 막이 올랐다. 사람마다 원하는 행복의 모습은 조금씩 다를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번다. 행복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경제학적인 정의에 의하면 행복은 우리의 욕구(needs, wants)에 대비한 만족 정도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욕구가 무엇인지 안다면 조금 더 행복해지기 쉽지 않을까.

건설업 침체에 167만 종사자 불안 커져


행동과학자인 매슬로(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다섯 단계로 체계화해서 설명하고 있다. 1단계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는 생리적 욕구이다. 이는 말 그대로 음식ㆍ물ㆍ공기ㆍ수면 등 인간의 생리현상과 관련된 욕구를 의미한다. 2단계 욕구는 안전에 대한 욕구로 정신적ㆍ신체적ㆍ정서적으로 안전하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3단계 욕구는 사회적 욕구로 사회에 대한 귀속감이나 애정에 관한 욕구를 의미하며 4단계의 욕구는 자아존중의 욕구로 존중 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상위 욕구인 5단계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설명하고 있다. 매슬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하위 욕구가 만족돼야 상위 욕구가 발현된다고 하니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려면 적어도 3단계 정도의 욕구는 만족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 행복시대' 출범을 맞이해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현재 167만1,000명이 종사하는 건설업계 상황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워크아웃으로 귀결되긴 했지만 며칠 전 불거진 쌍용건설 사태는 건설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쌍용건설은 시공능력 10위권 업체로 동남아시아시장 건축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과 지명도를 지닌 업체이다. 이런 업체가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시장의 침체 속에서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다시 워크아웃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됐으니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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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공능력 100위 이내 업체들 중 20여개의 업체들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ㆍ4분기 상장 건설업체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은 마이너스(-) 24.43%이다. 이는 상장건설업체들조차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부담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인프라 유지 위해서도 성장 지속돼야

건설업은 여전히 국민경제의 10%이상을 차지하며 사회간접자본을 구현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그런데 건설업에 종사하는 167만1,000명의 많은 사람들이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속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최소한의 안전 욕구와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진정한 의미의 '국민 행복시대' 구현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새 정부가 얘기하는 복지확대는 경제성장의 선순환 속에서 풀어야 한다. 그리고 편안한 주거와 더욱 편리한 교통시설, 자연재해로부터 국민들을 지켜내는 방재시설 구축은 국민들의 안전 욕구를 만족시키는 복지의 첫걸음이다. 이제 167만1,000명의 건설인들을 더 이상 위기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국민 행복시대'에 건설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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