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아쉬움 남는 대통령 신년 좌담회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방송좌담회는 진행 방법 등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좌담회는 개헌, 예산심의,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남북대화, 여야 영수회담, 한미FTA 비준, 유류세 인하, 전세 및 구제역 대책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질의 응답이 이어졌으나 내용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이라면 일방통행식 대국민 소통이란 지적까지 감수하면서 기자회견이 아닌 사전기획된 좌담회를 해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단호한 국정의지와 함께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마트시대에 걸맞게 헌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여당부터 의견을 통일해야 한다. 인신공격으로 치우치는 인사청문회 보완, 항상 법정시한 통과를 어기는 예산심의 조기 개시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조기비준에 대한 대통령의 요구는 당연하다. 정치권이 답해야 할 차례다. 유류세 인하 검토 는 고유가 시대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국민은 구제역 재난에 물가급등, 전세난,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남북관계, 이집트 사태 등으로 인한 기름값 걱정 등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도 초동대응 실패를 인정한 구제역과 높은 물가, 전세난 등으로 설을 맞아도 명절 같지 않다는 게 서민들의 푸념이다.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고 전세난은 몇 달째 이어지는데도 ‘계속 대책 마련 중’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도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레임덕없이 개헌과 남북관계 개선, 물가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해 국가의 기초를 튼튼히 닦아 놓기 위해선 국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3년 동안 대통령은 기자회견보다 담화발표나 좌담회를 선호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과의 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유로운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을 수용하고 실정도 인정하고 공개할 수 있는 용기가 진정한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신년좌담회는 4대강 문제나 청와대 민간사찰 개입 의혹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이번과 같은 좌담회는 아무리 잘해도 기획됐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기자회견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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