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차 너무 앞서갔나

테슬라 "한대 팔때마다 4000弗 적자"

수요 부족·제품 다각화 한계

2분기 영업손실 1억7000만弗

38분기간 누적액 15억弗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차량 한 대를 팔 때마다 4,000달러(약 465만원) 이상의 적자를 보는 딜레마에 빠졌다. 테슬라의 고질적인 적자영업이 심화하면서 전기차 보급이 시기상조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올 2·4분기에만도 보유현금 중 3억5,900만달러를 소진했다고 전했다. 차량 한 대를 팔면 4,000달러의 적자가 쌓이는 구조에서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억7,02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 2007년 미국 본사 설립 이후 38분기 연속으로 낸 영업손실 누적액은 15억2,350만달러에 이른다.


테슬라 적자경영의 근본적 원인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 회사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5만여대 수준으로 매출은 2012년 약 4억달러에서 올 상반기 19억달러로 급증했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는 아직 태동기에 머물고 있는 전기차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판매 차종 역시 최저 7만달러의 고가 제품인 '모델S' 브랜드 한 가지뿐으로 시장 다각화에 한계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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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업체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신차를 개발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생산시설과 영업망을 확충하는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2017년에는 최저판매가를 3만5,000달러로 낮춘 '모델3'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연간 차량 판매대수를 5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문제는 여기에 드는 많은 비용이다. 블룸버그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테슬라가 창업 이후 지난해까지 연구개발(R&D)에 들인 비용은 14억85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빚을 내 조달한 것이다. 6월 말 현재 테슬라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무려 375.4%로 94.3%에 그쳤던 2년 전보다 4배가량 늘어났다.

올해는 현금 압박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차인 '모델X' 개발에 올해에만도 15억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대표는 추가 자본확충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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