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여신이 많은 42개 대기업 계열 가운데 14개 계열을 상대로 대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된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14개 계열 가운데 이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의 상태인 5개를 제외한 9개 대기업 계열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후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다. 재무개선약정 대상은 아니지만 부실 우려가 큰 기업이 선정되는 관리 대상 계열에는 두 곳이 포함됐다.
12일 채권단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많은 42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마무리 짓고 최종적으로 14개 계열을 대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금호아시아나·대성·대우건설·동국제강·동부·성동조선·한라·한진·한진중공업·현대·현대산업개발·SPP조선·STX·STX조선해양 등 14개 계열이다. 지난해 재무구조개선약정체결 대상 기업(6개 계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만 14개 계열 중 이미 채권단에 의해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5개 대기업은 다시 약정을 체결하지 않는다. 금호아시아나는 워크아웃, 성동조선·SPP조선·STX·STX조선해양은 채권단 자율협약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곳은 9개 대기업 계열이다. 이 가운데 한진 동부 현대그룹 등은 이미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대성·대우건설·동국제강·한라·한진중공업·현대산업개발 등 6개 계열이 사실상 새로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는 것으로 보면 된다.
채권단은 이들 대기업에 대해 핵심자산 매각과 인원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더욱이 채권단은 지난해 STX 등으로 거액의 대손충당을 떠안은 상황이라 올해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한진중공업·대성·현대산업개발·한진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 한라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 맡고 있다.
올해 신설된 관리 대상 계열 대기업에는 H그룹 등 두 곳이 포함됐다. 관리 대상 계열 대기업은 주채권은행과 정보제공 약정을 체결하고 신규 사업 진출, 해외 투자 등 중요한 영업활동에 관해 사전에 주채권은행과 협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