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철강·화학·섬유 등의 품목 중 중국과 점유율 격차가 좁았던 품목의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2위와의 점유율 차이가 5%포인트 미만이던 1위 품목 28개 가운데 12개 종목의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이들 품목의 경우 1위 자리를 빼앗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받아 자체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으로 2위와 점유율 차가 5%포인트 미만인 28개 품목 중 12개의 매출액이 줄었다.
철강제품인 오일·가스배관용 파이프라인은 한국이 5억9,564만달러를 수출해 세계 시장 점유율 21.2%로 당시 1위였다. 2위 중국(18.8%·5억2,911만달러)과의 차이는 불과 2.4%포인트.
하지만 이 제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매출이 12.1%나 떨어졌고 전체 매출은 12.4% 줄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2위인 중국에 따라잡혔다는 뜻이다.
또 수출액 9억4,398만달러로 세계 점유율 16.3%를 기록했던 유입식변압기(1만KVA 초과)도 급격히 매출이 기울었다. 지난해 8억287만달러로 매출이 전년 대비 17.4% 하락했는데 미국에서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이 품목은 2위 중국과 불과 2.6%포인트의 점유율 차이를 보였다. 화학제품인 부타티엔고무(BR)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자리를 잃고 있다. 11억4,681만달러로 점유율 23.7%를 차지했던 부타티엔고무는 지난해 33%에 이어 올해 9월 기준으로 14.7%까지 점유율이 떨어져 당시보다 매출이 절반 이하인 5억2,554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우리가 세계 시장 2위를 기록하며 1위를 추격하던 품목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3위나 4위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점유율 5%포인트 차이로 쫓고 있던 31개 품목 중 13개 품목의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2.5%포인트 차이로 추격 중이던 원자로·보일러 등에 사용되는 기계부품주형제조용 모형의 매출은 지난해 83.8% 줄었고 중국에 0.3%포인트 뒤졌던 두께 0.5~1㎜ 이하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도 지난해 22.8% 매출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