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해외 직접투자 체크 포인트는

환율은 참고 사항… 세금 아는 게 돈<br>환율에 얽매이기 보다 유망 종목에 집중해야 더 높은 투자수익 거둬 <br>매매차익 양도소득세 250만원 기본공제… 개미투자자에 유리


#서울에 사는 정진혁(가명, 37세)씨는 주식투자 경력이 5년이다. 그의 투자 철학은 '국내 우량 종목을 장기 투자한다'로 지금까지 기아자동차와 LG전자, KT 등에 주로 투자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오락가락하는 흐름을 보이자 그의 투자 레이더는 요즘 해외로 돌아섰다. 다만 결정은 쉽지 않았다. 미국의 비자카드나 일본 도요타 등 해외 주식에 그 동안 관심이 없지는 않았으나 국내와 달리 해외 종목 투자가 환율과 세제 등 상대적으로 복잡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그는 증권사 객장을 찾고 답을 얻었다.


정 씨는 "국내 종목의 경우 증권사 보고서나 뉴스 등 정보가 널려 있으나 해외 증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그 동안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막상 해외 증시 투자를 결심하고 객장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실상은 180도 달랐다"고 털어놨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내에서 해외 증시로 확산되고 있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국내와 달리 해외 증시가 꾸준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증시 종목에 대한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고 '해외 증시 투자는 복잡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과정도 그다지 어렵지 않아 투자자들이 영역 넓히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다.

◇환 위험 노출 여부 체크해야=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에 앞서 우선 환율 등 체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율 흐름이 투자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 주식투자는 '계좌개설→입금→주문→출금' 등 총 4단계 과정. 하지만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는 여기에 환전 과정만이 추가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환율의 경우 환 위험에 노출되는지 여부가 상품마다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외 주식 직접 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가 환 위험에 노출된 대표적 상품으로 투자 전후 환율 흐름의 확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 1달러가 1,000원이고, 주가가 10달러인 미국 A사 100주에 투자한 뒤 한 달 만에 20달러까지 뛸 경우, 수익은 주당 10달러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으로 올랐다면 수익은 환율이 오른 만큼 늘어난다. 하지만 반대로 900원으로 떨어진다면 수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반면 해외 펀드(국내 자산운용회사 설정 포함)의 경우에는 이를 운용하는 국내외 자산운용회사에서 환 헤지를 따로 하고 있어 투자자는 특별히 환율 흐름을 체크할 필요가 없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직접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때 환율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 게 올바른 투자라고 말한다. 환율이 중요하기는 하나 투자하는 해외주식의 주가 흐름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관심 종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에 얽매여 투자시기를 늦추다가는 수익이란 핵심적인 요소를 놓치기 십상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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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필 대신증권 글로벌영업부 팀장은 "해외 주식투자나 ETF의 경우 환전하는 과정이 추가된다"며 "환율 흐름이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투자땐 체크해야 할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환율은 참고 사항이지 투자 여부를 좌우할 만한 요소는 아니다"며 "환율흐름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증시 종목의 주가 흐름을 파악해 투자해야만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투자에 나서고자 하는 해외 증시 종목의 주가 흐름이 '주'가 되야 한다는 얘기. 여기서 환율 변화는 '객'이라는 게 요지다. 한 예로 미국 기업 B사에 투자하려는 투자자 둘이 있다고 치자. 한 사람은 환율에 다른 투자자는 B사 주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환율에 얽매인 투자자는 1,000원이었던 원, 달러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지자 B사 투자를 포기했다. 하지만 B사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던 투자자는 환 위험을 미리 알고도 100주에 투자했고, 이후 B사 주가가 1,500원까지 뛰면서 주당 500원의 수익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지면서 100원 가량이 수익에서 깎이긴 했으나 그래도 환율에 얽매인 투자자가 수익률 제로(0)로 투자기회를 상실한 데 반해 B사 주가 흐름을 주목하던 투자자는 투자수익이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마다 다른 세금제도…"아는 게 돈"=세제도 해외 증시 투자에 앞서 고려해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직접 투자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른바 '개미 투자자'에게 안성맞춤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재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은 양도소득세와 배당세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세율이 22%이기는 하나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매매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경우 기본적으로 250만원까지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고액 자산가보다 일반 투자자에게 한층 유리하다는 뜻이다.

직접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때 배당 받는 금액도 세제 대상으로 배당세는 총 15.4% 내외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각국마다 부과 기준이 달라 필수 체크 요소로 꼽힌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현지에서 배당세가 100% 원천징수 된다. 이미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낸 만큼 투자자는 국내에서 배당세를 낼 필요가 전혀 없다. 반면 일본의 경우 현지에서 내야 하는 배당세는 배당금액의 7.147%가 부과된다. 나머지 7.538% 가량은 한국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

민성현 삼성증권 주식영업부 차장은 "해외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경우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며 "하지만 250만원이 기본공제 되고 있어 고액 자산가보다는 소액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배당세의 경우 각국간 조세협약에 따라 현지와 국내 정부에 내는 세금이 다르다"며 "배당세 전체를 원천징수 하고 있는 미국, 일부만 과세하는 일본 등 각국이 다른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금융소득 과세대상이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크게 낮아지면서 절세 효과를 노린 소액 투자자가 한층 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과세 대상 구간이 줄면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고액자산가보다는 이른바 개미 투자자가 혜택을 얻을 수 있어 소액 투자자들의 활동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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