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웹하드 "아~ 옛날이여"

■ 등록제에 어퍼컷 N스크린에 결정타<br>해킹 우려로 다운로드 급감<br>대체서비스 인기에 설 땅 잃어<br>1년새 업체 수 절반이상 감소


#. 웹하드를 운영하던 김상철(35)씨. 지난해 5월 등록제 실시 후 음란물을 못 올리게 되자 이용자가 확 줄었다. 이 때문에 몇 달째 수입이 서버운용 비용을 밑돌아 고민 끝에 사업을 아예 접었다.

#. 일반PC에서 영화를 즐겨 보는 박혜리(26)씨는 웹하드 대신 N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한다. "N스크린을 통해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도 볼 수 있고, 웹하드처럼 중간에 잘리거나 엉뚱한 파일인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수 많은 불법 콘텐츠와 저렴한 비용,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던 웹하드 업체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웹하드 업체는 88개로 등록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인 2011년 말 215개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등록제 시행으로 불법 콘텐츠가 줄고 해킹 우려 등으로 인해 다운로드 수요가 감소한데다 N스크린 등 대체 서비스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웹하드 업체 수가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등록제는 승승장구하던 웹하드 업체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2011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신고만하면 영업을 할 수 있었던 웹하드 업체들이 지난해 5월부터는 정식으로 등록해야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등록을 위해선 ▦불법유해저작물 24시간 모니터링 요원 2명 이상 ▦납입자본금 3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맞춰야 한다. 등록하지 않고 영업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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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단체들의 적극적인 고발도 웹하드 업계를 위축시켰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는 지난해 7월 35개의 미등록 업체를 고발해 문을 닫게 했다. 연합회는 앞으로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미등록 업체가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웹하드 사이트에 등장한 불법 저작물이 크게 줄었다"며 "등록제가 실시된 후 상당수의 웹하드 업체가 통폐합되거나 사라진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해킹 등 사이버 보안에 취약하다는 약점 또한 웹하드 추락의 한 요인이다. 불법 웹하드나 P2P 사이트에서 파일을 잘못 내려 받으면 PC에 악성 프로그램이 설치되거나 검색버그, 클라이언트 오류 등이 발생하는 일이 잦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웹하드 업체에서 나눠주는 무료 쿠폰을 사용했다가 그리드 프로그램이 설치돼 PC의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다. 그리드 프로그램은 사용자 PC를 서버로 만들어 PC의 속도를 느려지게 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다른 회원은 "드라마를 내려 받다가 악성백신을 잘못 받았다"며 "10분 간격으로 PC의 악성코드를 치료해준다며 유료 결제를 요구해 정상적인 PC 사용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N스크린 서비스은 등장은 웹하드에 치명타를 날렸다. 빠른 업로드와 다양한 콘텐츠, 파일 안전성 등을 갖춘 N스크린 서비스가 웹하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은 것. N스크린 업체들도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확대하고 업로드 시간을 단축하는 등 이용자들을 끌어당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N스크린의 '다시 보기'경쟁은 치열하다. CJ헬로비전 '티빙'은 CJ E&M의 일부 프로그램에 한해 방송 종료 후 10분 이내에 다시 보기 VOD를 제공한다. SK플래닛의 'T스토어'도 지상파 프로그램을 방송 종료 후 15분 안에 다시 보여준다. 최신 영화와 해외 드라마의 업로드 시간도 빨라졌다. 티빙은 극장에서 상영 중인 국내외 영화를 동시 제공하고 있고, KT는 '올레TV나우'에서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과 일본 요미우리TV 드라마 '엉터리 히어로'를 현지 방송과 동시에 VOD로 제공한다. 여기다 VOD 예약 다운로드, 영상별 가격 할인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추가하는 중이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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