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수필] 사외이사의 허실

요즘 사외이사 때문에 기업에서 희비극이 연출되고 있다 한다. 사외이사제가 좋은 것이라 해 도입하긴 했는데 맨처음 해보는 것이라 모셔오는 측이나 모심을 당하는 쪽이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어리둥절한 것이다.다행히 좋은 분을 만난 데선 『정말 잘 모셔왔다』며 기뻐하는 데도 있는 반면 어떤 데선 골치도 많이 앓는 모양이다. 기업측에선 높은 안목의 지도를 바라는데 사외이사측에선 철저한 감시 감독에 역점을 두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운영을 둘러싸고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이웃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몇 군데 유명 기업에선 효험을 봐 해외 유명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모시고 있다. 회사 사람만으로 회의를 하면 맨날 같은 논의를 하기 쉬운데 바깥 사람이 끼면 다소 불편해도 긴장이 되면서 균형 잡힌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에선 대기업 경영진끼리 품앗이하며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가 많다. 오랜 경험과 전문지식을 서로 나눠 갖는 것이다. 또 정치인이나 장관 경력자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제러럴 모터스(GM)엔 일본 소니의 이데이(出井) 사장이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GM 스미스 회장은 이데이 사장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GM 경영에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한다. 이데이 사장은 GM의 글로벌 경영을 배울 수 있어 소니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소니엔 미국 상무장관을 지낸 로버트슨이· 산요전기엔 필리핀의 아키노 전대통령이 사외이사로 있다. 아키노 여사는 사외이사로 취임하면서 산요의 부품공장을 고향에 유치했다. 대학에선 대개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많이 참여하는데 학장 등 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인기가 있다. 작은 살림이라도 살아 봐야 큰살림의 고충을 안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현장경험이나 조직관리를 해본 사외이사가 적어 회의도 길어지고 경영진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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