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마트 소비에 맥 못추는 화장품 방문판매

젊은층 드럭스토어·온라인으로 구매창구 바꿔<br>아모레 방판 매출 비중 1년만에 4%P나 하락<br>3040타깃 마케팅·택배활용 등 부진만회 안간힘

전통의 화장품 방문판매(방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1960년대 처음 등장한 화장품 방판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불황 등의 파고를 이겨내면서'대면 마케팅의 힘'을 보여준 마케팅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들어 시장 주도 고객층이 젊어지면서 과거의 영광이 급속히 사그라들고 있다. 젊은층의 화장품 유통채널이 원브랜드숍, 드럭스토어, 온라인으로 옮아가면서 방판의 주름살이 더한층 깊어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1ㆍ4분기 방판채널을 통해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의 1,829억원보다 7.1%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상반기 방판채널에서 3,613억원 매출을 올린 후 3분기 1,685억원, 4분기 1,194억원으로 하강곡선을 그려왔던 점을 감안할때 올해도 하반기로 갈수록 방판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방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분기 35%에서 2013년 1분기 31.4%로 1년만에 4%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방판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 소비가 굳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면세점에서는 65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15.6% 늘어났으며 온라인 매출도 701억원으로 34%나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방판이 맥을 못추자 영업이익이 악화돼 전년동기대비 6.9%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이 같은 방판 부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카운셀러 수를 늘리고 취급 상품을 다양화했지만 화장품 시장의 소비 구조가 바뀌는 흐름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단순히 방판 매출의 감소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아모레퍼시픽의 성공을 이끌어온 설화수라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방판 매출을 상당부분 지탱해준 만큼 장기적인 사업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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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간관계로 이어져 있고 고객 한사람씩 세부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방판의 장점을 살리되 젊은층을 함께 공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전국에 뷰티라운지를 만들어 집에서 카운셀러를 만나기 어려운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거나 온라인상으로 주문을 받고 택배로 제품을 전달하는 등의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30~40대를 겨냥해 방판시장의 파이를 키워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헤라와 일리, 프리메라, 롤리타램피카 등 젊은 층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방판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30대 카운셀러를 적극 활용하는 등 방판 살리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판을 중심으로 사업해온 중견 화장품 업체들도 영업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소망화장품, 한국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거나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홈쇼핑 시장을 공략하거나 원브랜드숍 론칭, 피부관리숍 운영 등을 통해 바뀐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방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국내외 통틀어 매출 4,327억원, 영업이익 79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8%, 12.5% 증가세를 보였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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