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프랜차이즈 '신뢰' 없인 '상생' 없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화두는 '상생'이다.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와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는 가맹점 간 출점거리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모범거래기준'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마련해 시행하자는 얘기가 오갔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도 오는 15일 개막하는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개막식에서 '상생과 윤리경영 선언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런데 '상생'을 추구하는 프랜차이즈업계의 모습을 보면서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은 바로 '신뢰'다. 가맹사업을 담당하는 본사와 가맹점들 간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신뢰가 없으면 사업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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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가 잇따라 일어났다. 최근 부도처리된 커피번 전문 프랜차이즈인 '로티보이'는 법정 소송이 얽히고 설켜 있다. 해외 본사는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권자인 '로티보이베이크샵코리아(RBK)'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가맹점협의회 역시 RBK를 대상으로 소송에 나섰다. RBK는 해외 본사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볼썽 사나운 싸움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가맹점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RBK 측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가맹점주들이 신뢰를 저버린 사건도 있다. 최근 죽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본죽'은 '쓰레기 죽'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일부 가맹점에서 먹다 남은 반찬을 재활용해 만든 죽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 매출에 타격을 입은 본죽 측은 결국 해당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사정은 어떨까. 전국의 거리 구석구석마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이들 중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에 제대로 신뢰를 구축한 업체는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본사는 가맹점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들의 불만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있다. 가맹점주들 역시 상생만 외칠 것이 아니라 신뢰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먼저 자문해보기를 기대한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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