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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 탄생하나

■ 세계 수학자 대회 D-1

미르자카니 스탠퍼드대 교수, 여성 첫 기조강연 맡아 유력

밀노어 뉴욕주립대 교수 등 100개국 5,000명 천재 참가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 한국인 최초로 강연 나서


13일 오전10시30분. 세계의 눈과 귀가 한국에 집중된다.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서 필즈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올해 열리는 ICM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탄생할 것인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국을 찾은 수학의 거장들이 어떤 미래를 보여줄 것인가'이다.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40세 미만의 젊은 수학자 2~4명에게만 주어진다. 때문에 노벨상보다 받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럴 경우 수상자와 대회를 주최하는 세계수학연맹(IMU)의 잉그리드 도비시 회장, 그리고 상을 수여하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모두 여성이 되는 전무후무한 새 역사가 써진다.

ICM에 참석하는 수학의 거장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중에서도 메리엄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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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을 최초로 넘어 필즈상을 거머쥘 여성 수학자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필즈상 수상자는 52명이었지만 모두 남자였다. 37세의 미르자카니 교수는 세계 기하학의 권위자로 이란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번 행사에 이슬람권 여성으로는 최초로 ICM의 기조강연까지 맡았다. 역대 필즈상 수상자들이 대부분 상을 받기 전에 기조강연을 했던 전례가 있어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 그녀는 불가사의한 기하학적 물체들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곡선들로 이뤄진 모듈라이 공간의 부피를 계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해 우주의 정확한 모양과 부피를 정의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학자 중에는 대단한 천재들이 많다.

올해 100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 천재들이 참여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천재로는 존 밀노어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교수가 꼽힌다. 그는 수학 분야 최고 권위인 필즈상·울프상·아벨상을 모두 수상한 미분위상수학과 K이론의 대가로 오는 15일 강연에 나선다.

한국 수학자로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인 최초로 ICM의 기조강연을 맡은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가 주목을 받는다. 그는 1999년 기하학계 난제로 꼽혀온 '라자스펠트 예상'을 세계 최초로 증명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석학이다. 또 지난 40여년간 누구도 풀지 못했던 변형불변성의 증명을 완성해 2006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ICM에 분과 강연자로 초청을 받았다.

초청강연자 중에는 강석진 서울대 교수가 눈에 띈다. 그는 순수대수학의 한 분야인 표현론을 연구하는 수학자로 2002년에 쓴 저서가 미국 MIT·예일대·위스콘신대의 대학원 교재로 채택될 정도로 유명하다. 수학만큼이나 축구와 음악에 대한 열정도 많아 아마추어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 매일 전자오르간을 연주한다.

그 밖에 수학으로 억만장자가 된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창업자가 13일 오후8시 대중 강연을 한다. 23세에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됐다가 1970년대 말 펀드매니저로 전직해 수십조원의 수익을 냈지만 다시 수학계로 돌아왔다.

프랑스의 끼 많은 수학자 세드리크 빌라니 에콜노말리옹대 교수도 처음 방한한다. 2010년 필즈상 수상자인 그는 패션감각이 뛰어난 스타로 팬클럽까지 있다. 또 수학의 최대 난제 중 하나였던 '쌍둥이 소수 가설'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중국계 미국 수학자 장이탕이 21일 폐막식 마지막 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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