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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시설·식당가까지 갖춰 "누구나 골프 즐길수 있게"
15년 축적 빅데이터 녹여 운동법·스윙 케어 서비스
"세계적인 선수 길러낼 것"… 프로골퍼 육성 포부도 밝혀
지난 1993년 대전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렸던 유성구 엑스포로. 박람회 기념탑 뒤로 엑스포에서 가져온 듯한 독특한 외관의 건물 두 동이 자리하고 있었다. 스크린골프 1위 업체 골프존이 건설한 '골프존 조이마루'.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앞 '해머링맨'을 연상하게 하는 21m짜리 작품이 건물을 지키고 있었다. 망치질 대신 드라이버로 백스윙 톱 동작을 취하고 있는 이 조각 작품 '골퍼 2014'가 아니었다면 자동차나 항공우주 연구소로 착각할 만했다. 골프존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그룹 폭스바겐이 지은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글로벌 골프 메카로서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골프존이 9일 개장할 골프 테마파크 조이마루를 8일 다녀왔다. 골프존 대전 본사에서는 차로 10분 거리. 3년 전 4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해 3만3,000㎡(약 1만평) 규모의 시설을 짓는 데 600억원이 들었다. 1,000억원짜리 프로젝트인 조이마루에는 연습기기와 스윙분석 시스템부터 피트니스센터, 식당가, 어린이 소극장 등이 들어서 있었다. 야외에는 실제 골프장의 홀을 옮겨다 놓은 페어웨이와 퍼팅 그린, 벙커가 조성돼 있었고 물놀이 시설을 포함한 어린이 놀이터, 가족용 미니골프장 등으로 테마파크의 면모를 갖췄다. 김영찬 골프존 회장은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골프존의 비전을 실현할 곳이 바로 조이마루다. 최고의 시설로 세계적인 프로골퍼도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발돋움 위한 양방향 어프로치=스크린골프 외에도 실제 골프장 운영, 용품 유통 등으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골프존은 그동안 대만·캐나다·일본·중국 등에 진출했지만 현지 반응이 생각보다는 뜨겁지 않았다. 골프존은 조이마루를 통해 해외시장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접근법을 시험할 계획이다. 임동진 골프존 마케팅본부 상무는 "스크린골프 기기만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골프를 잘 치기 위한 토털 골프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접근법의 핵심이 스마트 골프케어다. "회사 설립 후 15년간의 경험과 빅데이터가 모두 녹아 있다"는 게 골프존 측의 설명이다. 조이마루 회원은 최신 장비로 운동능력을 측정 받은 뒤 그에 따른 운동법을 처방 받는다.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맞는 맞춤 레슨도 제공된다. 조이마루 지하 1층에는 총 가격만 수억원에 이르는 피트니스 장비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장비에는 태블릿PC가 설치돼 회원은 스마트키만 대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3차원(3D) 스윙 분석을 포함한 이 같은 솔루션은 국내 검증을 마친 뒤 스크린골프 기기와 함께 해외로 나가게 된다.
골프존은 세계를 주름잡을 프로골퍼도 조이마루에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국가대표 선수 5명과 상비군 2명이 5층에 설치된 연습전용 시스템인 골프존드라이빙레인지(GDR)로 샷을 가다듬고 있었다. 국가대표 코치 출신의 코치진을 영입했고 전담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선수전용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지하 1층과 5층 피트니스 장비 가격을 합하면 8억원에 이른다. 골프존 측은 "조이마루는 세계 진출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크린골프 종주국은 대한민국="골프 종주국은 영국이지만 스크린골프 종주국은 한국입니다." 골프존의 슬로건이다. 조이마루는 가족친화형 골프문화 정착을 내세우면서도 스크린골프 확산 의지도 시설에 반영했다. 스크린골프 투어 대회를 위한 전용경기장 27개를 만들어 108명의 선수가 동시에 경기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 가운데 TV 생중계용으로 설계된 5개 경기장에는 20명씩을 수용할 수 있는 갤러리 스탠드도 있다. 스크린골프 투어는 일반 프로골프 3부 투어보다 상금 규모도 크고 TV 시청률도 꽤 높다. 한편 대전 지역 스크린골프 사업주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상권 피해 우려에 골프존은 "회원 중심의 골프케어 서비스와 대회 개최를 위한 곳이지 스크린골프 영업을 위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상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